20대 국회에서 지금까지 쏟아낸 법안으로 만들어진 규제 가짓수다. 경제계 등 각계를 중심으로 규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이를 해소해야 할 국회는 규제를 양산하는 실정이다. 혁신 성장을 경제 정책의 한 축으로 삼은 정부조차도 규제를 풀어낼 적극적인 의지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6일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규제정보포털에 따르면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난 2016년 5월 30일부터 이날까지 의원들이 발의한 규제 법안은 총 3795건이다. 이에 따라 규제 조항도 7112건이 새로 생겨났다. 이번 국회 임기가 올해 5월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규제 가짓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앞선 19대 국회가 임기 내내 1335건의 법안으로 2542건의 조항을 만들어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3배 가량 차이를 보인다.
특히 대다수 규제는 지난해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 발의된 법안은 1151건, 만들어진 조항만 2296건에 달한다. 2016년(법안 945건, 조항 1742건), 2017년(법안 1085건, 조항 2031건), 2018년(법안 614건, 조항 1043건)과 비교해 월등히 많다.
국회가 내놓은 대표적인 규제로는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우선 꼽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만약 올해 안으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택시의 대체재로 여겨지던 타다는 시장에서 사라질 공산이 크다.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공유경제 관련 신산업이 규제법으로 인해 좌초되는 셈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이나 시행을 앞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역시 경영계로부터의 반발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신산업 육성을 약속하며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했다. 규제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 해소된 규제는 지난해 기준 200건에도 못 미치는 195건에 불과했다. 국회에서 연 평균 1000건이 넘는 규제를 쏟아내는 데 비해선 미미한 수치다.
정부는 올해 산업적 파급력과 국민 체감도가 큰 사례를 중심으로 규제샌드박스 활용을 늘린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활용 목표치는 지난해 달성치와 큰 차이가 없는 '200건 이상' 수준으로 제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