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보수당이 지난 5일 공식 출범하면서 보수 통합논의에도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지금이라도 선거연대 등의 방법을 통해 총선에서 보수성향 정치인의 의석 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통합에 여러 조건들이 있지만 결국 '험지출마' 요구에 부응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 탈당해 새보수당 출범…불 붙는 보수통합 논의=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새보수당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하고 공식 출범했다. 새보수당은 전날 개혁보수 노선을 바탕으로 보수를 재건하고 젊은 정당을 만들겠다는 정강정책을 확정, 발표했다. 총선이 가까운만큼 한 달의 임기로 돌아가며 '책임대표'를 맡기로 했고, 첫 책임대표에는 새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유 의원은 이날 독자적인 총선 승리를 강조했다. 유 의원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 최초의 일을 국회에서 겪고 33명의 국회의원이 당시 새누리당을 떠나 3년이 지났고 많은 동지들이 돌아갔다"며 "현역 의원만 25명이 돌아가 개혁하겠다던 자유한국당이 지금 개혁이 됐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가다가 죽으면 어떠냐. 가다가 제가 죽으면 제 후배가 거기를 갈 것이고 한사람씩 한사람씩 그 길을 가다보면 대한민국 정치가 바뀌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지금 8석을 80석으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했다.

각 정당이 총선에 후보를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유 의원이 말한대로 새보수당이 총선에서 전국에 후보를 내는 방향으로 움직일수록 보수통합은 멀어지게 된다. 새보수당의 창당 소식이 오히려 보수통합 논의를 불러오게 되는 이유다. 최소 '선거연대' 이상의 움직임으로 보수 표를 한 데 모을 수 있어야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 야권 내 통합파의 주장이다.

◇수도권 험지 가겠다는 황교안, 대구 파고드는 홍준표·유승민=하지만 선거연대 이상의 보수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아직 유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얻은 '배신의 정치'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고, 지지자들 간 정서적 괴리감도 큰 상태이다. '반문연대'라는 느슨한 고리 외에는 좀처럼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지층도 한국당은 비교적 전통적 지지층인 영남권·장년층에서 두터운 반면 새보수당은 상대적으로 수도권·청년층에서 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새보수당이 이날 출범 과정에서 재선인 하 의원에게 초대 책임대표를 맡기고, 의원이 아닌 보좌관에게 발언 기회를 먼저 준 것도 모두 청년층과 공감해나가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서로 화학적 결합만 가능하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구성이지만 이를 위한 신뢰는 쌓여있지 않은 상태이다.

실제 보수통합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야권 정치인들은 여권보다는 야권 경쟁자를 의식한 선택을 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수도권을 험지로 규정하면서 출마 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유승민 의원은 대구를 험지로 규정하면서 자신의 기존 지역구인 동구을에 재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여기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대구 동구을 출마를 시사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진 상황이다.

◇보수통합된다면 험지출마 요구 커질 가능성…수용 여부 관건될 듯=이에 야권에서는 각 세력들이 여권과 연합전선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보수통합의 성패가 달렸다는 말이 나온다. 보수통합이 된다는 가정하에 생각해보면 서로에게 칼을 겨누지 않도록 교통정리를 하면서도 동시에 더 많은 보수 성향 정치인들이 원내로 입성할 수 있게 서로 한 발자국씩 양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유 의원이 대구 동구을 출마의사를 밝힌 것은 맞지만 만일 보수가 통합을 한다면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야할테니, 유 의원의 선택지도 달라질 수 있다"며 "유승민 의원이 가지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이미 혼자의 몸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수도권과 청년층으로부터 호응을 받는 유 의원이야말로 수도권에서 거물과 붙어야 보수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새보수당의 현역으로 있는 여러 의원들도 단일화하지않으면 이기기 어려운 지역이 많아 조정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보수통합을 위해서는 서로 희생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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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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