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4+1 과반 합의 외 선택의 길 없다" 단호 심재철 "의회 민주주의 짓밟고, 사법통제하려 한다" 핏대, 필리버스터 카드도 신중히 검토 더불어민주당이 6일 본회의를 소집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비롯한 남은 민생과제까지 지체 없이 처리하겠다는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를 재활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여야 격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처리 과정에서 경험했듯이 필리버스터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막기는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6일 본회의를 소집해 검·경수사권 조정 2개 법안, 유치원3법 외에 184개 민생법안까지 모두 상정해달라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요청하겠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가 속도전을 시사한 것은 설 명절 전에 시급한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설이 오기 전에 지난해 처리하지 못한 민생법안들을 의결하고, 서민, 중산층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 드리고자 하는 맘이 급하다"면서 "연말연시를 지나면서 여야 간에 새로운 합의의 길을 열기 위한 모색이 조금 있었으나 아직은 거리가 멀고, 갈등의 골도 깊어서 새로운 합의에 이르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과의 협상재개보다 '4+1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합의를 우선시 하고 있다. 4+1 협의체로 과반을 확보한 이상 어렵사리 한국당과의 합의안을 만드는 길을 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과 합의해 개혁과 민생입법을 완수할 수 없다면 다시 4+1 협의체의 과반 합의 말고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따로 있지 않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면서 "특히 공수처 설치법 통과로 시작된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 절차를 마냥 뒤로 미룰 수도 없다"고 명분을 댔다. 민주당은 우선 6일 본회의를 열어 검·경수사권 조정안 중 형사소송법이나 검찰청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추이를 지켜보고 후속 절차를 밟을 생각이다. 한국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나 공수처 설치법과 마찬가지로 필리버스터를 사용한다면 전과 동일하게 임시국회를 종료한 뒤 곧바로 임시국회를 재소집하는 일명 '쪼개기 임시국회'로 표결처리를 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대응책이다. 단, 한국당이 의장석 점거 등 의사진행방해행위를 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할 생각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표결 당시 한국당이 회의장을 점거하고 폭력을 사용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한국당은 검·경수사권 조정 등이 사법개혁이 아닌 문재인 정부의 사법통제라고 규정하고 끝까지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을 장악하려고 공수처 설치법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여당이 새해부터 법원을 손아귀에 넣겠다는 법안을 냈다"면서 "(검·경수사권 조정안에서)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을 완전히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카드를 다시 활용할지 신중한 검토에 들어갔다. 2차례 필리버스터에도 불구하고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심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지금까지 해왔던 기조를 바꾸겠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다"면서 "전체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 강행 의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