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전자업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 발표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최근 반도체 시황이 점차 개선되는 분위기인 가운데 가전과 스마트폰 등의 실적 여부에 따라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8일 전후로 공시한다. 이번 발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만 공개하며 사업부문별로 확정된 실적은 이달 말 발표한다.
반도체 업황이 올해부터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이 바닥임을 확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가전 부문의 선방에도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먼저 증권업계가 전망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액 60조5000억원 안팎에 영업이익 6조5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작년 4분기(59조3000억원)보다 2.1%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0조8000억원)보다 39.6%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도 2.4% 감소하고, 영업이익 감소율은 17% 이상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액 231조1천억원, 영업이익 27조100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5.2%, 53.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에는 D램의 부진을 낸드 플래시에서 만회하는 등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는 덜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는 4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 전망을 전분기 대비 9% 하락에서 7% 하락으로 수정해 종전보다 가격 하락 폭이 작을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8% 떨어진 반면 낸드는 4% 올랐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IT·모바일(IM)사업 부문도 중국 후이저우 공장 철수 등에 따라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됐다.
이처럼 핵심 사업부인 반도체의 부진으로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실적도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올해 실적은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대세였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매출액은 245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38조9000억원으로 각각 7.1%, 41.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D램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만 22조1000억원에 이르고, 폴더블폰으로 IM사업에서 11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의 컨센서스는 매출액 16조4000억원, 영업이익 290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2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거뒀던 2018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4.4%, 영업이익은 284.2% 늘어나는 셈이다.
2018년 4분기에는 스마트폰 사업부(MC)에서만 32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체 영업이익은 757억원에 그친 바 있다.
다만 스마트폰의 수익성은 지난해 4분기에도 악화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전분기 대비로 매출이 4.9%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62.7%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4분기 스마트폰 부문의 영업손실은 2560억원으로 전분기 1610억원에서 적자 폭이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성수기 진입과 프리미엄 가전 확대, 올레드 TV의 라인업 추가에 따른 TV 판매량 증가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밖에도 설 연휴 이후 발표할 예정인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6조7400억원, 영업이익 442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2%, 90.0% 급감하고, 전분기와 비교해도 1.4%, 6.3% 감소한다.
KTB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비트 그로스는 D램 8%, 낸드 7%로 회사의 전망치를 소폭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낸드 부문 영업손실은 269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890억원)보다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에서는 D램 부문도 서버 D램을 시작으로 가격인상 구간에 진입해 연중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3분기 전후로 가격인상에 따르는 이익개선 폭 극대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