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현정은 2년 전 대학교수들에 의해 '2017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촛불시위'로 박근혜 정부를 탄핵하고 새 정부를 들인 것을 파사현정으로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과연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부수고 바른 것을 세웠는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탄핵이 박근혜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 시장경제라는 체제에 대한 것이었다는 비판이 점증하는 마당이다. 설령 '파사'를 하였다 해도 '현정'에는 실패하고 있다는 반성이 제기된다. 우리 속담에 '죽 쒀서 개줬다'라는 말이 있다 . 열심히 어떤 목적을 위해 일을 해놓았더니 성과물은 엉뚱한 사람이 챙기는 것을 이를 때 하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위정척사(衛正斥邪)라는 말이 있다. 19세기 말 나라의 문을 걸어잠그고 외국과 교류를 끊어야 한다는 운동이 일어났다. 서양문물을 사악한 것으로 봐 쳐부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때 내세운 구호가 '위정척사'였다. 그러나 위정척사는 오도된 방향이었음이 드러났다. 낡은 주자학적 '우물'에 빠져 문명의 조류를 읽지 못했다. 파사현정도 자기들만 옳고 상대는 그르다고 선동을 할 때 악용된다. 새해엔 진정한 파사현정이 이뤄지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