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무용론 재점화
23명 장관급 보고서 없이 임명
심재철 "눈 뜨자마자 장관임명
국회 무시 다시 한번 입증한것"
정세균 총리후보 가시밭길 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0년 정부 시무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0년 정부 시무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명이 국회 인사청문회 무용론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였다.

2일 추 장관의 임명으로 문재인 대통령 재임 2년 반 동안 무려 23명에 달하는 장관급 인사들이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없이 임명장을 받았다.

장관 임명 건수 대비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지 못한 장관 비율이 역대 어느 정권보다 높다.

특히 추 장관의 경우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증인 없는 인사청문회, 자료 부실한 맹탕 인사청문회라는 비판을 받은 터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아침 7시 추 장관 임명을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뚝딱 해치웠다"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면서 기한을 1월 1일까지로 못 박았다. 사실상 하루짜리 기한을 주고, 대통령이 눈을 뜨자마자 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를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을 하루라도 빨리 무력화하고 장악해서 권력의 범죄를 은폐하겠다는 조바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청와대가 국회에 국무위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요청할 때 송부기한을 하루만 준 전례는 없었다"며 "애초에 국회의 동의 따위는 구할 생각이 없음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것이고, 국회의 권위와 권능을 철저하게 무시한 것이고, 민주주의의 핵심인 절차민주주의를 형해화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추 장관 임명 환영 논평을 내고 "검찰 개혁의 기관차가 힘차게 출발하는 상황에서 한국당은 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벌써 23번째 발목잡기"라며 "막무가내식 발목잡기 행태에 대해 국민의 힘으로 심판할 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한국당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추 장관 임명 강행으로 오는 7~8일 예정된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더욱 넘기 어려운 산이 되고 있다.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틀 동안 청문회를 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 임명동의 절차를 의무적으로 밟아야 한다.

무엇보다 현 정부 들어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 수 23명은 역대 유례가 없는 숫자다. 이명박 정부 5년(113명)과 박근혜 정부 4년(99명) 동안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없이 임명된 고위공직자가 각각 17명과 10명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최대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현 정부 68명의 장관급 후보에 대해 청문회를 진행해 23명에 대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없이 임명을 강행했다. 바로 유독 20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자주 불거지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김미경·윤선영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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