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로 여는 아침

눈 내린 뒤 산 사립문은 늦도록 닫혀있고

시내의 다리는 한낮에도 오가는 사람이 뜸하네

화로 속 불씨는 점점 달아올라 따뜻한데

주먹만한 알밤을 혼자서 구워 먹네


조선 중기 재상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1556~1618)의 시다. 눈이 펑펑 내려 산야에 눈이 소복이 쌓였다. 시인은 따뜻한 화로를 앞에 두고 밤을 구워먹는다. 시·청·촉각을 동원해 겨울 서정을 정겹게 묘사했다. 오성대감(鰲城大監)으로 불리는 이항복은 임진왜란 때 병조판서를 맡아 전쟁을 지휘하고 전후 수습에도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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