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한국은행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 12월 중 지표가 상당히 중요할 텐데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연간 경제성장률) 2% 달성이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20년도 시무식 후 기자들과 만나 작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연간 2.0%에도 미치지 못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성장률이 2.0%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현재로선 가늠이 어렵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분쟁이 성장률을 0.4%포인트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고, 반도체 가격도 급락한 여파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지표에서 재정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해 경제는 지난해보단 개선되겠지만 급격한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성장과 물가가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다만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편입된 상황에서 급격한 경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소규모 경제라면 대외 여건에 따라 급반등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라며 "경제 규모가 크다 보니 급반등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날 시무식에서 "금융·위환시장의 불안 발생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야 한다"면서 "저금리에 따른 수익추구 행위가 부동산이나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쏠림으로 이어져 금융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 통화정책 운용방향에 대해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가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운용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올해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저금리 상황 지속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에 대해선 우회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미국 주가를 두고 일부 시각이기는 하지만 '블로우-오프 톱'(blow-off top·가격 폭락 직전의 급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며 "유동성이 풍부하고 그에 따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