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올해 영업 실적 중심의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중심의 영업문화 정착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대규모 원금손실을 불러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원인을 과다한 영업 실적 경쟁으로 판단하고 신년을 맞아 평가 방식에 변화를 준다는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신년을 맞아 성과 평가제도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날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같이성장 평가제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같이성장 평가제도는 영업전략 수립·이행 등 성과 달성의 과정과 노력을 관찰·기록·코칭을 통해 정성평가하는 '이행과정평가'가 핵심이다. 목표달성을 기반으로 영업성과를 정량 평가했던 기존 성과평가 방법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결과가 아닌, 직원들의 업무수행 과정을 평가한다는 게 진 행장의 설명이다.

진 행장은 "'같이성장 평가제도'는 직원들에 대한 동기부여의 과정이고 일하는 방식과 사람에 대한 평가"라며 "이제는 '영업 매니져' 아닌 '피플 매니져'가 되어 달라. 같이성장 평가제도가 어렵게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공감하고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고객중심 철학의 정착을 위해 은행 성과 평가 기준을 크게 바꾸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의 자산을 지키고 늘리는 '고객가치' 부문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윤리경영' 부문의 평가 비중을 큰 폭으로 상향했다. 허 행장은 "과거 수십 년간 운영해온 은행 평가체계의 근간에 변화를 준 이유는 고객의 선택이 생존을 좌우하는 디지털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맞추어 사고와 행동의 대전환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고객 신뢰 회복을 올해 가장 증요한 목표로 내 건 우리은행은 올해 영업점 성과평가제도(KPI)를 전면 개편한다. 지난달 우리은행이 발표한 KPI 개편 방안은 우선 기존 24개 평가지표를 10개로 대폭 축소해, 영업점 부담을 덜면서 지점별 특성에 맞는 자율영업이 가능하도록 한다. 고객 수익률, 고객케어(Care) 등 고객 지표의 배점을 대폭 확대해, 고객중심 영업문화가 정착되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한다.

가장 비중이 큰 수익성 지표부분은 종전에 별도로 운영했던 비이자이익 지표를 폐지해 조정 RAR(위험조정이익)로 단일화하고 KPI 목표도 반기에서 연간기준으로 부여해 단기실적 중심 평가 방식에서 벗어난다. 손 회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매사에 정성과 믿음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KEB하나은행은 '손님 중심 자산관리' 방안을 시행한다. 당장 이달 중 일반 영업점 평가 항목에 손님만족 항목을 신설해 고객 수익률, 불완전판매예방, 금융소비자 보호를 평가한다. KPI에 손님 수익률 항목 반영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수익률 포함 고객관리 평가배점을 7.3%에서 14.6%로 2배 상향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이날 신년을 맞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새해 아침 인사를 나누며 "디지털과 글로벌 시대에 리더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합심해 노력하자"며 "모두가 행복한 은행이 되기 위한 소통과 배려를 통한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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