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져 4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체포됐다.
홍콩의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1일 오후 빅토리아 공원에서 수십만 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홍콩 정부에 시위대의 5대 요구 수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에 103만 명이 참여한 6월 9일 시위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반면에 경찰은 6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빅토리아 공원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행진했다. 시위 참여자가 워낙 많아 행진은 수 시간 동안 이어졌다.
대열의 선두에서는 지난해 11월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범민주 진영 소속 구의원들이 행진을 이끌었다. 이날 행진에는 범민주 진영에서 출마해 당선된 388명 구의원 중 절반 이상이 참여했다.
구의원에 당선된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대표는 "범민주 진영 구의원들은 앞으로 민생문제뿐 아니라 홍콩의 더 큰 현안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구의원은 최근 경찰에 체포된 '스파크 얼라이언스'(Spark Alliance·星火同盟) 관계자들을 위해 모금 활동을 했다.
지난달 경찰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모금 활동을 해온 스파크 얼라이언스가 모은 7000만 홍콩달러(약 100억원)를 동결하고, 관계자 4명을 돈세탁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이날 시위에는 40여 개 노동단체가 참여해 행진을 이끌면서 시민들에게 노조에 가입할 것을 촉구했다.
지미 샴 대표는 "노조에 가입하는 것은 미래의 '3파(罷) 투쟁'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3파 투쟁은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를 말한다.
이날 집회와 행진을 허가한 홍콩 경찰은 행진 과정에서 폭력 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행진을 즉각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에 민간인권전선은 행진을 평화롭게 진행하자고 호소하면서 200여 명의 질서유지 요원을 현장에 투입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주최 측의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격렬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내면서 과격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완차이 지역에 있는 중국 보험사인 중국인수(人壽)보험 건물 유리창과 구내 커피숍 기물을 파손했으며, 친중 재벌로 비난받는 맥심 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 매장에 화염병을 던졌다.
특히 시위 지원 단체 스파크 얼라이언스의 계좌를 정지한 HSBC은행은 이날 시위대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시위대는 HSBC은행 완차이 지점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유리벽 등을 부쉈으며, 센트럴 지점에는 불을 질렀다.
경찰은 시위대의 과격 행위가 이어지자 오후 5시 30분 무렵 주최 측인 민간인권전선에 행진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민간인권전선은 시민들에게 시위 현장을 즉시 떠날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밤늦게까지 도심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하루 동안 최소 400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18∼19일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홍콩이공대와 그 인근에서 1100여 명의 시위대가 체포된 후 최대 규모의 검거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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