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치 권력으로부터 또 다시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답을 내놨다.'준법감시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에 진보 성향의 대법관 출신 김지형(사진) 변호사를 선임하면서다.

삼성은 내부 준법경영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준법감시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위원장에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내정했고, 외부 인사 위주로 위원들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법관은 오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준법감시위원회 구성과 운영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김 전 대법관은 진보 성향의 법조인으로 평가받는 인물로,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 질환 조정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전북 부안 출신인 김 전 대법관은 전주고, 원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대법관을 지냈다.

김 전 대법관은 대법관 시절 김영란 대법관 등과 함께 여러 판결에서 진보 성향 의견을 주로 내는 '독수리 5형제'로 꼽혔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구의역 지하철 사고 진상규명위원장, 삼성전자 반도체질환 조정위원회 위원장,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장 등 사회적 갈등 해결과 관련해 역할을 했다. 현재는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심사위원회 민간 위원장이다.

삼성의 이 같은 조치는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와 같은 일의 재발을 막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재판부의 주문에 답하겠다는 것으로 불이된다.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첫 공판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에게 과감한 혁신과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 3가지를 주문했다.

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6일 3차 공판에서는 "정치 권력으로부터 또 다시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그룹 차원의 답"을 4차 공판이 열리는 이달 17일까지 가져오라고 했다.

재계에서는 일련의 사태들을 추스르기 위해 준법감시위원회를 시작으로 조직 개편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이 후속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준법감시위원회를 어느 급으로 둘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삼성은 밝혔다. 신설하는 준법감시위원회에 그룹 차원의 강력한 의지를 담는 것인 만큼, 별도의 직제로 편성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정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