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초고강도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중간가격도 사상 첫 9억원 진입을 앞두고 있다.
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9751만원으로 9억원대 육박했다.
중위가격은 중앙가격이라고도 하며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뜻한다. 평균가격이 가구 수로 가중평균이 돼 저가주택의 수가 많으면 평균가가 낮아지고 고가주택의 수가 많으면 평균가가 높아지는 것과 달리 중위가격은 순수하게 정중앙 가격만 따져 시세 흐름을 판단하기에 좋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09년 7월 5억203만원으로 처음 5억원대를 돌파한 뒤 2017년 4월 6억원에 도달하기까지 7년 반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역대급 규제가 쏟아지자 역설적이게도 무섭게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간 3억원 가까이 껑충 뛰었다. 2017년 12월 6억8500만원에서 2018년 1월 7억500만원으로 처음 7억원대에 진입했고 같은해 9월 9·13 대책 발표 당시 8억2975만원으로 8억원대도 돌파했다.
작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강남 11개구 아파트 중위가격이 11억2867만원으로 강북 14개구 6억3493만원의 1.7배에 달했다. 강남 11개구의 경우 올초 10억4863만원과 비교하면 1년동안 중위가격이 8000만원, 강북 14개구는 3100만원 이상 각각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이 무섭게 치솟으면서 지방과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6개 광역시 아파트 중위가격은 2억4570만원, 기타 지방은 1억4919만원에 불과해 강남에 아파트 1채 마련할 돈이면 6대 광역시 아파트 5채, 기타 지방은 무려 8채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중간가격이 단기간 9억원까지 도달한 이유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값이 꿈틀거린 영향이 크다. 정부가 주택 공급 부족 불안감에 불을 지피면서 수요자들이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몰렸고 이로인해 '로또 아파트' 청약 광풍이 불면서 주변 아파트 시세를 자극했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세는 이내 재건축 단지로, 강남에서 비강남권으로 확대되면서 서울 전체적으로 '집값 키맞추기 장세'가 이어졌다.
정부가 올해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고 종부세 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가운데 세제, 대출, 청약을 총망라한 12·16 대책을 발표하자 더 늦기 전에 미리 집을 사두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영향도 있다.
부동산 업계는 올해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중심으로 로또 아파트 청약 열기가 이어지면서 이들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민간택지 내 상한제 아파트는 '로또 중의 로또'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상한제 유예가 종료되는 4월까지 열기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초강세를 이어가면서 중간가격도 사상 첫 9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