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규제완화 확산 美 1200만명에 DTC 서비스 2022년 세계시장 4053억원 "정부 조력자 역할 충실해야"
신년기획 2020 정밀의료 시대
맞춤형 정밀의료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특히 유전체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의 미래 질환 정보를 미리 예측 진단하는 유전자검사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세계 유전체 시퀀싱(염기서열) 분석 시장에서는 2003년 약 3000개이던 유전체 분석 시판 제품이 2015년 에 약 6만5000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인간의 유전체 시퀀싱 분석 가격은 5400만달러(약 624억원)의 초고가 상품에서 5만분의 1 수준인 1000달러(115만원)로 낮아졌다.
특히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병원 등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검사업체에 자신의 유전체 정보를 직접 의뢰해 진행하는 DTC(Direct-to-Consumer, 소비자 직접의뢰) 유전자 검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유전체연구소 연구원들이 유전체분석 플랫폼을 활용한 실험을 하고 있다. 삼성유전체연구소 제공
시장조사 업체인 크리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DTC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1055억원에서 2022년 4053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DTC 유전자검를 통한 질병의 예측·관리는 개인의 건강관리 차원을 넘어서, 국가의 의료비 지출 부담을 줄일 방책으로 그 가치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의료바이오 강국인 미국에서는 이미 90여개 서비스 제공업체가 1200만명 이상에 DTC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DTC 유전자 검사 기업인 23andMe의 경우, 유방암(BRCA) 검사 이외에 치매(APOE), 파킨슨병 등 10여개 질병에 대한 DTC 유전자검사를 승인 받아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의 당뇨 예측 검사에 대한 허가도 획득했다.
DTC 유전자 검사 시장은 인구 고령화라는 상황적인 요인과 함께 각국의 규제완화 기조와 함께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규제완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을 선제적으로 예방한 일명 '안젤리나졸리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앞서 안젤리나졸리는 BRCA 1/2 유전자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에 선제적으로 유방절제 수술을 받은바 있다.
안젤리나졸리가 받은 BRCA 1/2 테스트는 기존에는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가능했지만, 지난해 3월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유전자 검사업체 23andMe의 BRCA 1/2 유전자 DTC 테스트를 승인하면서 의사 처방 없이 개인이 BRCA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 의료당국의 강력한 규제완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현재 미국내 DTC 가입자는 1200만명 달할 정도로 급성장한 상황이다. 정부당국의 적절한 규제완화 기조가 결과적으로 의료바이오 분야의 신산업을 발굴한 것이다.
규제 당국이 단순히 '규제자'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혁신 속도에 발맞춰 정책 툴을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는 등 산업 플레이어들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때, 신산업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정일영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FDA는 어떻게 하면 유전체 분석 제품들이 시장에 진입해 질병진단에 쓰일 수 있게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해왔다"며 "규제자로서 뿐만 아니라 조력자 수준의 역할을 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