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2020년 주요한 가치로 '고객'과 '혁신'을 내세웠다. 지난해 대규모 원금손실을 불러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하락한 은행권에 대한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은행의 이자수익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대한 의지도 담겼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장들은 새해를 맞아 고객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목표로 '고객신뢰와 혁신으로 1등 금융그룹 달성'을 내걸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고객의 믿음과 신뢰를 되찾는 것"이라며 "'본립도생(本立道生)', '경사이신(敬事而信)'이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하여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매사에 정성과 믿음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국내외 경기 침체, 오픈뱅킹 시행에 따른 금융사간 경쟁 격화,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 등을 위기로 진단했다. 그는 "변화를 강요받기 전에 먼저 변화와 혁신을 위해 도전해야 한다"며 "굳건한 고객신뢰를 바탕으로 더 나은 금융그룹을 만들기 위해 혁신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이날 100여명의 임직원들과 을지로 신사옥 24층에 새롭게 오픈하는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일출을 함께 감상하며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혁신을 강조했다. 지 행장은 "사용자 중심의 공간 변화는 끊임없는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고 변화와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며 "2020년을 KEB하나은행의 스마트워크 정착의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최근 3연임이 확정된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에서 임직원들과 '2020년 사업추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순익 목표 달성과 고객 보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2020년을 소비자 권리 찾기 운동의 원년으로 삼고,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최고은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행장은 '2020년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은행의 사회적 역할 수행과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 가치를 실현하는 '디지털 휴먼 뱅크'로 도약하자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의 원칙과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금융산업은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고객 특성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금융의 글로벌화도 촉구했다. 해외부문 비중을 현재 총자산 기준 5%, 당기순이익 기준 7% 수준에서 10년 내 자산과 당기순이익 모두 2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진출의 청사진을 재검토하고 적극적인 현지화와 인수합병(M&A) 추진, 디지털 기반의 해외진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일 경기도 남양주 소재 홍유릉에서 고객신뢰와 혁신으로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을 기원하는 참배를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일 경기도 남양주 소재 홍유릉에서 고객신뢰와 혁신으로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을 기원하는 참배를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KEB하나은행 1일 서울 을지로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지성규 행장(가운데)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제공
KEB하나은행 1일 서울 을지로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지성규 행장(가운데)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제공
1일 서대문구 안산에서 이대훈 NH농협은행장(왼쪽 다섯 번째)과 임직원들이 '2020년 사업추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1일 서대문구 안산에서 이대훈 NH농협은행장(왼쪽 다섯 번째)과 임직원들이 '2020년 사업추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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