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에 통폐합되는 은행 영업접만 총 80여곳에 달하는 가운데, 앞으로 국내은행은 특색을 가진 지점을 도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에서는 이미 혁신적인 실험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1일 국제금융센터의 '해외 은행들의 지점 혁신사례 점검'에 따르면 해외은행들의 지점은 절대적 숫자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계좌개설의 주된 통로이자 은행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지털화에 따라 각국의 지점의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유효성은 유지되고 있는 만큼 해외 주요 은행들은 지점에서 혁신적인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스페인 대형은행인 카이사(Caixa)는 혁신적인 은행 경험 제공을 목표로 지난 7월과 10월 각각 발렌시아와 바르셀로나에 플래그십 매장인 '올인원(all in one)'을 개소했다. 이 지점에서는 전문화된 금융서비스 외에도 유명 셰프들이 선보이는 음식을 제공하고 토론 등 월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프라이빗 뱅킹을 전문으로 하는 지점도 도입해 차별화 하고 있다.
홍콩 HSBC는 지난해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Pepper)'를 맨해튼 플래그십 스토어에 도입 후 다른 지점으로 확대 중이다. 페퍼는 계좌개설 등 처리방법을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페퍼 도입은 지점의 신규사업에 대한 성과 60% 이상 증가, 방문자 수 5배 이상 증가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미국 웰스파고(Wells Fargo)는 지난 3월 라운지형 공간에 ATM과 화상회의 설비 등을 갖춘 새로운 콘셉트의 지점 '익스프레스 센터스'를 열었다. 고객들은 은행 직원과 접촉하거나 노트북·휴대폰을 사용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은행 또한 고객들이 잠시 머물기를 장려 중이다.
국제금융센터는 국내은행도 디지털금융 강화로 지점 수를 줄이는 가운데 카페·서점·편의점 등의 콘셉트를 결합한 실험적인 지점을 도입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자사의 디지털기술 소개와 상품홍보, 지역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등 지점의 변화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향후 국내 금융환경에 적합한 차별화된 지점형태의 개발과 도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