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길었던 '다운턴' 터널을 지나왔던 반도체 시황이 올해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할 전망이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낙관만 하긴 어렵지만, 특히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 가격은 작년 10월 말 2.81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거의 4분의 1 수준까지 급락했지만, 최근 두 달 연속 보합세를 유지하며 반등을 위한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 이들은 "D램 현물 시장에서는 11월 18일 이후 이미 9.5% 반등했다"며, 안정적인 재고 확보를 위한 구매 수요가 늘면서 PC용에 이어 서버와 그래픽용 D램 가격도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다른 메모리반도체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128Gb MLC)의 경우 작년 7월부터 반등세에 진입했고, 작년 말에도 한달 전과 비교해 2.55% 상승하며 거의 11개월 전 가격을 회복했다. 비수기임에도 반등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올해 역시 상승세는 지속할 것으로 D램익스체인지 측은 전망했다.
비메모리반도체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주목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이미지센서, 5G용 모뎀 등이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은 지난 2018년 137억 달러에서 2022년 19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멀티 카메라를 앞세운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차량용 센서 등 새로운 시장까지 등장하면서 이 같은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5G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는 지난해 20여개국 40여개 통신사가 5G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올해는 50개국 176개 통신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보급형 5G 스마트폰 출시도 늘면서 관련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수요 역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시장도 불황의 터널을 지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달 32인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1366×768) 가격이 지난달보다 3.3% 올랐다고 밝혔다.
IHS마킷은 또 55인치와 65인치 LCD 패널도 내년 1월께 상승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초만 해도 55인치는 내년 2월, 65인치는 내년 4월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등 시장에서 TV 판매가 늘었고,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 조정 움직임 역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글로벌 공급과잉 상황이 아직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LCD 시장의 극적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대신 모바일과 TV를 중심으로 늘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요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IHS는 올해 206억 달러 규모인 스마트폰용 OLED 시장 규모는 2021년 334억 달러, 2026년은 454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전 세계 TV용 패널 매출 중 OLED의 비중이 2020년 14%에서 2025년에는 25%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작년 8월 6일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에서 반도체 패키징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