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두달만에 3년 하락분 만회
지정 前보다 높은 가격 거래도
단지 전체 평형 동시다발 관측
업계 "해제 성급했다" 지적도

사실상 올해 '집값잡기'에 실패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연말까지 엇나가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한 부산 '해·수·동'이 유례없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3년간 이어왔던 조정지역 효과 마저 물거품이 됐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 및 수영구 일대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연합뉴스>
사실상 올해 '집값잡기'에 실패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연말까지 엇나가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한 부산 '해·수·동'이 유례없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3년간 이어왔던 조정지역 효과 마저 물거품이 됐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 및 수영구 일대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올해 '집값잡기'에 실패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연말까지 엇나가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한 부산 '해·수·동(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이 유례없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3년간 이어왔던 조정지역 효과 마저 물거품이 됐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해·수·동'의 일부 단지들의 실거래가가 급등하고 있다.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는 2016년 11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지 3년 만인 지난달 해제됐다.

특히 조정지역 해제 이후 일부 단지는 3년 전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숨에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단지별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먼저 해운대KCC스위첸 전용 84㎡A타입은 조정대상지역 지정 직후 6억8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올해 초에는 6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조정대상지역 해제 직후인 지난달 7억2000만원에 실거래되며 사상 처음으로 7억원 선을 넘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한 개 평형이 아니라 단지 전체 평형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용 128㎡도 지난달 10억5000만원, 이달 10억원에 실거래되며 사상 처음으로 10억원 선을 넘어섰다. 10월만 하더라도 최저 8억17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된 2달 동안 2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동래구와 수영구에서도 조정대상지역 지정기간동안 내려갔던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했다.

동래구 온천동 럭키아파트는 전체 8개 유니트 중 실거래가 없는 3개 유니트를 제외한 5개 유니트가 모두 가격이 올랐다. 전용 84㎡A는 정확히 두 달 만에 조정대상지역 지정기간 3년 동안의 하락분을 메꿨다.

해당평형의 11월 최고 실거래가는 5억9800만원으로, 종전 최고 실거래가인 5억9900만원(2017년 8월)을 턱 밑 추격했다.

전용 84㎡B는 사상 처음으로 6억원 선을 넘겼다. 2016년 11월 조정지역지정 이후 최저 4억8000만원(2018년 6월)까지 떨어졌던 해당 평형은 이달 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조정지역 해제 직후 거래금액만 보면 두 달만에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역시 전체 11개 평형 중 9개 평형이 11~12월 신고가를 다시 썼다.

전용면적 41㎡는 조정지역 해제 이후 2017년 2억8000만원에 최저 가격에 실거래됐지만 지난달 최고 실거래가는 5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정확히 2배 상승했다. 조정지역 기간동안 6억원 선을 넘긴 적 없던 전용 61㎡는 11월에만 6억원을 넘긴 거래 건수가 7건이나 나왔다.

일각에서는 조정지역 해제가 성급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를 피해서 부동산 수요가 옮겨가고 있는데, 서울과 수도권 규제와 함께 그동안 떨어졌던 지역을 풀어버리면 자연스럽게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며 "조정지역을 지정했던 기간보다 오히려 오르면서 3년간 묶어뒀던 효과마저 물거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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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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