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완성차 생산 업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작업을 올해 본격화한다. 지난 2018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키를 잡은 이후 현대차그룹은 '인간 중심'이라는 모빌리티 개발 철학 아래 '효율'을 통한 '서비스 제공' 업체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정의선호는 더는 과거처럼 몸집 불리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최우선 가치는 '소비자'다. 소비자의,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제공업체가 되겠다는 것이다.
◇'변해야 산다' 현대차그룹…딱딱한 이미지는 그만 = 현대차그룹의 변화가 시작된 건 작년 3월이다. 출퇴근길 어두운 정장 행렬이 이어졌던 서울 양재동 본사에 면바지, 청바지를 입은 직원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국내외 IT(정보통신)업체에서 시행 중인 자율복장 근무제를 현대차가 실시한 첫날이었다.
껍데기가 아닌 뿌리까지 바꾸기 위한 작업도 지속됐다. 임원은 물론, 일반 직원 직급체계를 대폭 손질했다. 이사와 상무 등 임원 직급을 통합한 데 이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등의 직원을 매니저와 책임매니저로 통일한 것이다. 직원 평가와 승진 제도도 대대적으로 손을 봐 능력 있는 직원의 '초고속 승진'도 지원했다. 이전까지 상위 직급 승진을 위해서는 승진연차가 필요했지만, 이를 폐지해 승진 다음 해에도 승진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게 한 것이다.
관행으로 여겨져 왔던 '순혈주의'도 타파했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최초로 외국인 연구개발본부장에 앉힌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출신인 지영조 사장과 KT와 네이버에서 일했던 서정식 전무, 김정희 상무 등 국내 내로라하는 ICT(정보통신기술)업 임원을 영입하며 산업간 허물어진 경계를 메우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
◇'변화의 중심'은 정의선 수석부회장…"고객이 최우선" =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진행된 변화는 '고객 최우선'을 위한 정 수석부회장의 밑그림이었다. 그는 작년 10월 본사 대강당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이란 이름으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핵심 가치를 '고객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는 차만 잘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서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선언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왔다.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31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인도 차량호출 기업인 '올라'에 3300억원을 배팅했다. 작년 9월 미국 자율주행 전문 업체인 앱티브에 2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함으로써 '화룡정점'을 찍었다. 약 2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투자는 현대차그룹이 기업에 투자한 역대 최대치다. 그만큼 미래차 시장의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앱티브 투자 직후 열린 제로원데이에서 기자와 만나 "앞으로도 미래 투자는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