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인사·조직개편 빨라질수도
내년 3월까지 '한지붕 두 수장'
유료방송 '삼국지' 1위수성 과제
CEO 수난사 털어낼지도 관심



KT 새 사령탑 향후 일정

연 매출 23조원, 그룹사 포함 직원 수 총 6만여명에 이르는 '통신공룡' KT의 새 사령탑에 구현모 현 사장이 낙점됐다.

KT 이사회는 27일 전원합의로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차기 CEO 후보로 확정했다. 구 사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KT 내부 출신이 최고 자리인 CEO에 기용된 것은 남중수 대표 이후 12년만의 일이다.

◇임직원과 소통 돌입…회장제 폐지, 권력 분산? = 구현모 신임 대표는 현 임원인 만큼, 별도로 인수위원회는 구성하지 않고 바로 경영구상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3월 CEO 취임 이전까지 가급적 많은 임직원들과 소통하면서 KT의 비전을 확립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직개편 및 인사도 빨라질 전망이다. KT는 매년 12월마다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해왔지만, 올해는 차기 회장 인선과 맞물리면서 일정을 미룬 상태다. 구 내정자는 80년대 후반부터 KT에 몸담으면서 KT 내부는 물론 통신방송 업계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높은 만큼, 조직정비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은 '한 지붕 두 수장' 체제가 불가피해 보인다. 황창규 현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그동안은 황 회장이 대외적인 KT 공식 업무를 맡게 된다. 대표이사 인선과 함께 경영권이 바로 이양되는 일반 기업체와는 다른 구도여서, 일각에서는 경영공백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대표이사 사장' 직제 전환도 경영기조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KT는 구현모 사장 인선을 계기로 기존 회장 타이틀 대신 사장으로 직급을 낮춘다. 회장이라는 타이틀이 국민기업인 KT에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을 반영해 사실상 회장 직급을 폐지키로 한 것이다. KT를 비롯해 43개 자회사의 인사권을 행사하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던 회장의 권력을 분산시키고 연봉 또한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춰질 전망이다.

◇5G-AI 전문기업 '속도'…유료방송 1위 수성 '과제'= 구 사장이 황창규 회장의 경영 기조를 이어받아, AI(인공지능)기업으로의 '트랜스포메이션', 5G B2B 사업 영역 확장 등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KT는 지난 10월 향후 4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고, AI 전문 인력 1000명을 육성하는 등 AI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특히 5G 시장에서는 1위 기업인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후발사업자인 LG유플러스 등의 공세가 심화되고 있다.

KT가 유료방송 1위를 수성하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KT는 현재 유료방송 1위이기는 하지만, 최근 CJ헬로를 인수한 LG유플러스가 단숨에 유료방송 2위로 부상했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정치외압 '악순환' 털어내나 = KT는 지난 2002년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했지만, 지배구조의 취약성으로 인해 CEO 교체기나 정권 교체기때 마다 큰 수난을 받아왔다.

특히 CEO 인선때 마다 정치적 외압과 각종 비리의혹이 반복되면서, KT 조직이 크게 출렁거렸다.

따라서 12년만에 정통 KT 맨인 구 사장이 CEO에 기용되면서, 이같은 수난사가 마감될 지 KT 내부는 물론 관련업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당장, 구 사장 본인도 정치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구 사장은 현재 황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같이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KT 이사회는 차기 수장 심사 과정에서 중대 과실이나 부정행위가 확인될 경우, 사임 요청을 받아들이는 조건을 달았다. 구 내정자도 이를 수용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직원수 : 총 6만여명 (KT 2만4000명 포함)

매출액 : 23조 4000억원

자산 : 32조 1000억원

계열사 : 4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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