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항공업계에 대규모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국내 대형항공사(FSC) '양대 산맥'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오너 일가의 알력 다툼, 새 주인 맞기에 여념이 없다. 실적 부진에 휘청이는 저비용항공사(LCC)는 업계 1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하며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최근 대내외적으로 악화한 항공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이 신호탄일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연말 앞두고 뒤숭숭한 '큰 형님들' =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연내 매각 작업을 대부분 마무리할 방침이다.

양측의 매각 협상 막판 쟁점으로 급부상했던 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구주 가격의 9.9%(약 317억원)로 명시하는 데에 합의하는 등 세부 조율까지 모두 마친 상태여서 사실상 계약서 사인만 앞두고 있다. 주식매매계약(SPA) 계약까지 맺으면 아시아나항공의 주도권은 창립 31주년 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HDC그룹으로 넘어가게 된다.

대한항공은 때아닌 '남매의 난'에 휘말렸다. '땅콩회항', '물컵갑질' 등으로 세간에 잘 알려진 오너 리스크가 연말을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한진가(家)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반기'를 들면서다.

당장 내년 3월 한진그룹 지주사격인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남매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향방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대한항공으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일단 살고 보자'…LCC 업계 재편 본격화 = 제주항공은 이날부터 이스타항공에 대한 실사를 시작했다. LCC 업계 재편이 본격화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내년 1월 9일까지 열흘간 실사를 거쳐 작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47.9%에 달했던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황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이스타항공의 부채 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은 업계 '빅3' 자리 굳히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국제선 점유율(외항사 제외)은 대한항공 33.4%, 아시아나항공 23.0%, 제주항공 14.7%, 진에어 7.9%, 티웨이항공 7.8%, 에어부산 5.5%, 이스타항공 4.8%, 에어서울 2.8% 순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19.5%로, 아시아나항공의 뒤를 바짝 따라붙게 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이후 중복 노선을 정리하고 공항 지점과 인력 운영 등도 조정하는 등 비용 절감과 수익성 향상을 꾀할 예정이어서 향후 어느 정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따른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자회사의 추가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티웨이항공 등이 추가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공급 과잉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도 신규 취항할 예정이라 앞으로 LCC 업계의 재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김양혁기자 mj@dt.co.kr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대한항공 항공기.
대한항공 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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