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國 정상회의 표현 논란
'중국과 가깝게' 친중화법 분석
외교적 파장 감수하겠다는 의미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오른쪽) 일본 총리, 리커창(가운데) 중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두보초당에서 한중일 협력 20주년 기념 제막식을 하고 있다. 두보초당은 당나라 시인 두보가 머무른 곳이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오른쪽) 일본 총리, 리커창(가운데) 중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두보초당에서 한중일 협력 20주년 기념 제막식을 하고 있다. 두보초당은 당나라 시인 두보가 머무른 곳이다. 연합뉴스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정부는 정식명칭으로 한일중 정상회의를 고수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 회의에서 3국을 '한중일'순서로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회담에 임하는 우리 정부의 속내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나치게 공개적으로 중국에 기대면 역으로 일본은 물론 미국의 불편한 시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중회담에서는 중국의 '사드' 처리에 대한 신뢰를 얻어낸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정말 순수하게 '만났다'는 데 의미만 찾을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과 24일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 전 과정에서 한일중이라는 표현 대신 '한중일 정상회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열린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6군데, 지난 24일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2군데, 같은날 열린 한일중 공동언론발표에서 5군데를 각각 '한중일' 순서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정부가 사용하고 있는 공식명칭과는 순서가 다르다. 청와대와 정부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공식 명칭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유는 일단 자국인 한국을 맨 앞에 놓고나면, 그 이후 개최 순서가 일본-중국 순이므로 이를 감안해 한일중 정상회의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한일중 정상회의때는 일본에서 개최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했었다. 디테일한 설명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일관되게 한일중 정상회의로 규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생겨난 것일까. 통상 외교가에서는 두 나라 이상을 나열해야 하는 경우, 자국명을 맨 앞에 쓴 뒤 이후부터는 동맹국 등 자국과 가까운 나라를 앞으로 보내 먼저 부르는 것이 관례다. '한미일' 3국의 경우 한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이 일본에 앞서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북미'와 '미북'의 표기 역시 '북미'는 북한과 남한이 같은 나라라는 인식을, 미북은 미국과 동맹이고 북한이 적이라는 관점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한중일 역시 국민 정서상 일본과 거리가 멀어 그간 언론에서 한중일로 표현을 해왔다.

때문에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정부와 문 대통령의 발언이 다른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외적으로 한일중으로 공식 표기하면서도 문 대통령은 한중일로 언급, 중국과 거리를 좁히는 화법을 구사하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일본보다는 중국과 가깝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 외교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식 명칭은 개최하는 순서로 따져 한일중이 맞는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한중일'로 달리 부르는 것은 중국을 더 가깝게 생각하는 인식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외교적인 이슈가 될 것을 각오하고도 '한중일'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외교적 파장은 감수하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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