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해결식 '에꼴42' 과정 도입
無교수·無교재 컴퓨터로만 공부
내년 1월20일부터 4주 집중교육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개소식

"콘센트와 커피 무한 제공되고 24시간 열려있는 공간서 꿈 키울 것"

내년 교육 시작하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예비 교육생들 부푼 기대

과기정통부·서울시·IITP 20일 개소하고 1월부터 4주 집중교육 시작

통과자 250여명 2년간 무교수·교재 환경서 문제해결 중심 SW교육

"연 5000명·5만명 SW개발자 키우는 혁신적 교육시스템 만들겠다"

20일 서울 강남구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서 진행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개소식에서 최기영(가운데) 과기정통부 장관이 교육생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20일 서울 강남구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서 진행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개소식에서 최기영(가운데) 과기정통부 장관이 교육생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AI(인공지능) 전문가가 꿈이다. 과학영재고를 거쳐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데, 비슷한 꿈을 가진 이들과 멘토를 만나 AI 알고리즘에 대한 기술적 지식과 경험을 다지고 싶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AI를 배우고 있다. 자연어 처리기술을 공부하고 싶고 영어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두 영역을 연결하는 SW를 개발하고 싶다."

"IT특성화고 SW(소프트웨어)학과를 다니면서 사람을 위한 SW 개발이란 꿈을 이루기 위해 달리고 있다. 아카데미를 통해 꿈에 더 다가가고 싶다."

교수·교재·학비를 없앤 새로운 방식의 IT교육기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린 교육생들은 걸어온 길도 꿈도 제각각이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SW)를 통해 꿈을 이루겠다는 목표는 모두 분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공조해 내년 1월부터 교육을 시작하는 SW 실무인재 양성기관인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서 개소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 이공주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정보통신보좌관, 이민석 이노베이션아카데미 학장, 조인동 서울시 경제정책실장, 예비 교육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문제해결식 SW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프랑스 '에꼴42'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2년 비학위 과정으로 운영된다. 매년 500여 명의 교육생을 선발, 자기주도적 프로젝트를 통해 문제해결 능력과 실전 지식을 쌓도록 하는 방식이다. 교육공간은 서울시가 제공한 개포디지털혁신파크를 활용한다. 2개 건물에 430여 대의 PC가 설치된 교육공간과 회의실,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멘토링 공간, 휴게실 등을 조성했다.

초대 학장에는 이민석 국민대 SW학부 교수가 임명됐다. 총 250여 명을 선발하는 1기 교육생 모집에는 총 1만1118명이 신청해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청자 중 1차 관문인 온라인 시험을 통과한 인원은 모두 3270명으로, 이중 우선 통과자 500여 명은 1월 20일부터 4주간 집중교육을 받게 된다. 이 중 높은 점수를 받은 250여 명이 1기 교육생으로 최종 선발돼 2월 말부터 2년 간의 본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교재와 교수가 없고 오프라인 교육을 최소화한 실험적 교육방식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복잡한 기술 지식을 전문가에게 체계적으로 배워도 2년이란 시간이 충분치 않은데, 교육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풀면서 해내기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기술과 지식이 인터넷에 모두 있는 시대에 이를 잘 찾아내 문제를 해결하는 실무형 인재가 필요하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한다.

새로운 교육방식에 대한 교육생들의 기대는 컸다. 교육생 모집에는 만 15세부터 67세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참여했다. 1월 집중교육에는 만 17세(2002년생)와 만 48세가 30살 나이 차와 상관 없이 SW를 배운다.

이날 교육생들은 "콘센트와 커피가 무한 제공되고 24시간 개방되는 공간이 주는 의미가 크다. 기대된다", "교재와 교수가 없고 컴퓨터만으로 공부하면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미술을 전공하고 3D 그래픽을 배우려 하는데 기업체 협력과 공동 프로젝트가 활발히 이뤄져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AI 변혁과 디지털 문명 시대에 맞는 교육혁신이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개소식 참가자들은 아카데미가 출발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교육과 병행해 신기술 기반 교육프로그램도 개발하겠다"며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도인 만큼 운영 과정에서 예상 못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혁신 SW인재 양성이란 목표달성을 위해 함께 해결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내 예비 유니콘 13개 중 11개가 서울에 있는데, 서울을 세계적 창업도시로 만드는 7대 프로젝트 중 가장 중요한 게 인재양성"이라면서 "정부와 서울시가 가장 고민하고 집중하고 전략적으로 지원할 분야"라고 말했다.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는 "나이와 전공 상관 없이 기회를 주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미래를 위한 혁신의 장"이라면서 "이 곳에서 새로운 디지털 문명 개척자들이 창의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기후·생물다양성 등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혁신적 방법으로 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민석 학장은 "세상은 이미 공기 반 SW 반으로 숨 쉬는 SW판"이라면서 "처음 개설한 프로그램에 1만1118명이 신청하고, 지금도 하루 100명 정도 지원자가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고 책임감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1년에 약 500명을 양성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인재를 키우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확장과 지속, 비용예측이 가능하고 누구나 쉽게 교육 받는 혁신적 환경을 만들어 연 5000명, 5만명을 키우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과 데이터, 코드를 공개해 모든 학교와 기관, 기업이 인력양성에 뛰어들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

이 학장은 "미래가 예측 가능하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미래를 만드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의미"라면서 "미래는 실패를 통해 만들어지는 만큼 실패를 통한 성공경험을 쌓으면서 교육의 변화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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