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점포 30% 이상 리뉴얼 PB강화 등 수익성 중심 사업재편 '부진' 삐에로쑈핑 순차 폐점키로 일렉트로마트는 지역별 통·폐합 내년 영업익 39.7% 급증 전망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강희석(사진) 이마트 대표(사진)가 취임 1개월여 만에 부진한 전문점 사업에 대해 처음으로 칼을 빼 들었다. 돈 안되는 사업은 과감히 접고, 잘 되는 사업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내년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하고, 삐에로쑈핑을 폐점하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전격 재편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낸 이마트는 경영 컨설턴트 출신이자 '전략통'으로 이름을 알린 강희석 사장 체제로 전환했다.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올린 것이다.
강 대표는 기존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데서 구조조정 강도를 한 단계 더 올렸다. 부진한 사업은 아예 손을 떼겠다는 의지다. 먼저 그는 연간 900억원 적자를 내온 전문점 구조조정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문을 열어 7개점을 운영 중인 삐에로쑈핑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폐점할 계획이다. 삐에로쑈핑은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만물상 콘셉트의 잡화점이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홍보할 만큼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시장에 안착하는 데 실패했다.
일렉트로마트는 상권이 겹치는 지역은 통합하고, 실적이 안 좋은 점포는 문을 닫을 계획이다. 헬스&뷰티(H&B)스토어 부츠는 점포별 수익성 분석을 거쳐 영업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한다. 부츠는 이마트가 2017년 영국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WBA)와 합작해 들여온 브랜드로, 올 상반기 18개 점포를 폐점해 현재 15개만 남아 있다.
반면 사업성이 높은 전문점에는 힘을 실어줄 방침이다.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노브랜드'는 2015년 베트남 등 4개국에 처음 상품 수출한 이후 현재 수출 대상 나라를 20여개 국가로 늘렸다. 올해 수출액은 첫 해와 비교해 250% 성장했다. 화장품 전문점인 '센텐스'도 내년 추가로 2개의 매장을 필리핀에 연다.
비효율 점포를 정리해 마련한 재원은 본업인 '할인점' 강화에 사용된다. 이마트는 그로서리 매장을 강화하는 등 기존 140개 이마트 점포 30% 이상을 리뉴얼해 '고객이 가고 싶은 매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이마트 월계점이 미래형 점포로 바뀐다. 신선식품 MD와 식음료 브랜드를 강화한다.
수익성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내년 본격 결실을 볼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전문점 적자 규모는 6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추정치(-800억원) 보다 손실폭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역시 내년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이마트 연결 기준 매출은 19조80억원으로 전년보다 11.5% 늘어나는 반면,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2138억원으로 전년 대비 53.8% 급감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987억원으로 올해 보다 39.7%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 컨센서스는 올해 보다 6.8% 늘어난 20조2967억원이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도 전문점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전문점 적자규모는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대비 출점 기준을 강화하고 노브랜드와 같이 성공 사례로 평가되는 포맷은 상생 점포 위주의 출점을 확대할 것으로 판단해, 성장 동력으로서의 역할은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