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회장 日업체 유치 분주 도요타 이어 혼다에 요청 예정 넥쏘 vs 미라이·클래리티 눈길
정만기(오른쪽)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이 지난 11월 24일 동경모터쇼에서 아키오 토요타 일본자동차산업협회(JAMA) 회장(도요타 대표이사 사장)을 만나 내년 국내서 열리는 수소모빌리티+쇼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KAMA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궁극의 친환경차'인 수소연료전기차 한·일전의 안방 개최를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계획대로라면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를 국내로 불러들여 현대자동차와 수소차 기술력 경합을 벌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장기 경색 국면에 빠져든 양국 관계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최근 도요타 한국지사 사장을 만나 내년 개최하는 수소모빌리티+쇼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혼다코리아에도 조만간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모빌리티+쇼는 세계 최초로 '수소'와 '모빌리티'라는 변화를 주제로 한 전시회로, 국내 수소 산업의 역량을 한데 모아 추진된다.
수소모빌리티+쇼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국회수소경제포럼,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외교부, 경기도가 후원한다. 내년 3월 18~2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내년 행사 참가 업체로 유력한 곳은 단연 현대차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한 것은 물론,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수소차를 시판 중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승용차에 집중했던 수소차 보폭을 버스, 트럭 등 상용차로 넓히는 작업에 매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 자동차, 에너지, 정보기술(IT) 기업 등 민간기업 50곳 이상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구성한 '수소위원회'의 공동회장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차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이 일본차 업체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은 행사 흥행을 위한 것도 있지만, 수소 경제 활성화에 대한 파급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국내 업체 위주로 진행될 경우 자칫 '동네 행사'라는 오명을 쓸 수 있으며, 해외 유명 업체들이 참가하면 그만큼 관심도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10월 일본에서 열린 동경모터쇼에서도 일본 도요타 회장에 "한국 수소차 시장은 충전소 확충 등 인프라 확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KAMA 주최로 내년 3월 킨텍스에서 열리는 행사에 도요타가 참여해주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계획대로라면 국내서 수소차 한·일전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세계 수소차 경쟁은 단연 한·일전 양상이다. 현대차가 수소연료전기차 '넥쏘'를 보유하고 있고, 일본 도요타 미라이, 혼다 클래리티 등이 있다.
모두 각국을 포함, 미국 등 해외에서도 판매하고 있지만, 각자 모국에서 경쟁을 벌인 적은 없다. 이에 따라 일본 업체의 진출이 확정될 경우 국내서 벌이는 첫 경쟁이 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악화한 한·일 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9년 만에 한국 수입차 시장 점유율 최고치(21.48%)를 기록한 일본차 업계는 불매운동 여파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 9월을 시작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역성장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