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정부가 국민연금을 이용해 기업 경영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경제단체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이번 지침이 '기업 길들이기'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는 22일 공동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지침 의결을 연기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점관리대상 선정기준과 예상치 못한 우려사안을 구체화하는 등 내용을 보완해서 기업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복지부가 기금운용위원회 위원만을 대상으로 두 차례 비공개 간담회에서 수정안을 제시했는데, 이는 기업 경영개입 의도를 축소하기 위해 문구를 일부 조정했을 뿐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오히려 '경영개입의 단계별 추진 기간'을 단축하는 등 노동계와 시민단체에 '더 기울어진 수정안'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복지부가 수정안을 강행한다면, 기금운용위원회를 향한 시장의 기대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계가 이번 지침이 '기업 길들이기'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경제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글로벌 경쟁과 산업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기업의 경영권 보호가 절실한 시점에 정부가 우리 기업을 옥죄는 시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은 '기업 기(氣) 살리기'에 매진할 때라는 점을 고려해서 기업과 투자·금융 전문가, 경제 관련 부처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먼저 확보한 이후에 중·장기적 과제로 추진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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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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