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로 여는 아침]

텅 빈 산에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사람의 말소리 울림이 들려오네

노을이 깊은 숲속에 들어와

또 한번 푸른 이끼 위를 비추네



왕유(王維)는 안녹산 정권에 참여한 죄로 죽을 고비를 겪다가 다행히 목숨을 구했다. 이후 그는 장안(長安) 근교 망천(輞川)에 작은 집을 짓고 생활하면서 그곳 주변 20곳의 경치를 읊었다. 그것이 바로 '망천시'다. '녹채'는 그 중 제4수다. 사람도 없는데 사람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 오히려 고요함을 짙게 만든다. 평소에 햇빛이 잘 들지 않는 푸른 이끼 위까지 노을이 들어왔다. 이는 앞으로 더 어두워질 산의 모습을 예시한다. 인적 없는 산중에서 느끼는 자연의 오묘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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