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公.코트라.무보.기보 등 공기업 앞으로 무조건 손실 세금보전 없다...재무건전성 의무화법 시행

대한석탄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국무역보험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공기업도 앞으로 손실이 나면 무조건 세금으로 보전해주지 않고, 자발적 경영 자구책을 실행해야 한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 국회 등에 따르면 공기업에 대해 재무건전성 유지 노력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 7건이 최근 국회와 국무회의를 잇따라 통과해 지난주 일제히 시행됐다.

이번 공포·시행된 개정법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법, 기술보증기금법, 대한석탄공사법, 무역보험법, 중소기업진흥법, 한국해양진흥공사법, 지역신용보증재단법 등이다.

개정법의 골자는 코트라, 기술보증기금, 대한석탄공사, 무역보험공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해양진흥공사,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대해 경영실적 개선 노력을 의무화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들 공기업에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공기업의 임의 적립금이나 이익 준비금 등으로 보전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줬다. 하지만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손실을 보지 않도록 자구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이들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손실보전 규정은 공익사업의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해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예산의 안정적 운용을 도모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고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개정법 외에도 예금보험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비슷한 내용의 법안 10여건이 발의된 상태여서 앞으로 공기업의 경영 건전성 의무 규정 적용 범위는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개정법이 "공사는 재무 건전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선언적 문구만 담고 있어, 실제 이를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개별 공기업 상황이 서로 다른 데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재무건전성 노력이나 위반 시 처벌 조항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의무 규정이 들어간 만큼 공기업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