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주로 뛰어들던 스타트업 육성·협업 분야에 최근 저축은행들이 가세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신사업 진출에 제약이 많은 만큼 스타트업과 손잡고 여러 규제를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기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웰컴 굿 스타트업 2기'을 통해 스타트업을 모집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트업 전문 엑셀러레이터인 '더인벤션랩'과 함께 진행됐다.
데이터 기반 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나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서비스(O20·Online to Offline)나 온디맨드(On demand·수요맞춤형) 분야에서 금융서비스 등을 제공할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모집됐다.
웰컴저축은행은 선발기업에 최대 1억원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업무제휴 및 장기 비즈니스 협업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016년 핀테크 태스크포스팀을 신설한 후 관련 스타트업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간편송금서비스 토스(TOSS)를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핀테크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SBI저축은행은 금융위의 혁신 금융서비스에 선정됨에 따라 부동산 정보기술 스타트업인 '집펀드(ZIPFUND)'와 빅데이터 기반 아파트 담보대출액 산정 서비스를, 핀테크 기업 '핀다'와는 자체 신용평가 심사를 통한 대출모집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등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이처럼 나서는 배경에는 꾸준한 총자산 증가로 중장기 투자기반을 확보했다는 데에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7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보다 1조3000억원(1.8%) 늘어났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총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라 향후 업권 악화를 대비하는 사업을 진행할 여력이 생겼다"며 "저축은행은 신사업 진출에 제한이 많아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또 스타트업의 시스템을 업무에 도입해 큰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주현지기자 jh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