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개정 협상이 산으로 가고 있다. '4+1'협의체 내에서도 비례대표 의석 가운데 연동형을 몇 석으로 하느냐를 놓고 민주당과 나머지 4당이 갈등을 빚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시 합의를 이뤄 16일 본회의에 상정할 것이라고 하지만, 군소정당들은 수정 합의한 대로 '지역구 250석+50석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연동률 50% 고집하고 있다. 50석 전체를 연동형 비례대표로 하자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비례대표를 크게 잃게 된다. 민주당은 연동률을 적용하는 비례대표를 25석이나 30석으로 제한(연동형 캡)할 것을 주장했다.

4+1협의체의 선거법 협상을 지켜보던 자유한국당도 연동형 의석이 당초 75석에서 50석으로 줄어들자 선거법 협상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지만 연동형 의석이 줄자 내심 태도가 변한 것이다. 한국당의 이해는 같은 거대정당인 민주당의 그것과 같을 수밖에 없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국당이 합류한 선거법 합의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데는 이 같은 양당의 이해관계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단, 민주당과 한국당은 석패율제와 선거구획정을 위한 인구기준에서는 합의하기 힘들다. 석패율제는 호남지역구가 유리하다. 지역구 3석을 줄일 때 호남의석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과 군소정당들이 인구기준을 변경하려는 것도 한국당은 동의 안 할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연동형 캡'이니 '준준연동형'이니 하는 말이 등장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누더기 선거법 개정안이 되어가고 있다. 사표를 방지한다는 목적에서 발의된 개정안에 이제는 전통적 편법인 게리맨더링까지 동원되는 실정이다. 의석산출 산식은 하도 복잡해 아무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제로 변질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거대 정당이 별도로 비례대표 의석용 위성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나오고 있다. 선거법이 희화화하고 있는 것이다. 의석 1석이라도 더 얻기 위해 꼼수에 무리수, 편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그걸 보며 국민들은 혀를 차고 있다. 선거제는 유권자들이 자기 표의 향방을 알 수 있도록 단순 명쾌해야 한다. 지금 논의되는 개정안은 그와 정반대다. 의석 나눠갖기 야합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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