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쿠팡을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회사라며 공개 저격했다.

상호에서부터 '민족'을 강조하며 '토종 애플리케이션'임을 자랑했던 배달의민족이 독일계 기업에 매각된 데 따른 비판을 희석하기 위해 쿠팡을 '가해자'로 지목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3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 소식을 알리며 매각 이유 중의 하나로 쿠팡을 간접 지목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계 자본을 업은 C사의 경우 각종 온라인 시장을 파괴하는 역할을 많이 해 왔다"며 "국내외 거대 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게 IT업계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같은 위기감이 글로벌 연합군 결성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계 자본을 업은 C사는 명백히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운영하는 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은 쿠팡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관된 판단이다. 쿠팡이 외국계 자본을 통해 시장을 파괴하고 있어 이에 대항하기 위해 M&A를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5월 쿠팡이 영업 비밀을 침해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경찰에도 수사 의뢰를 한 바 있다. 이후 8월, "쿠팡이 유감을 표명했고 앞으로 양 사가 공정 경쟁을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법적 절차를 취하했다. 쿠팡이츠의 시장 진입과 함께 배달 시장에서 한 차례 충돌이 있었던 셈이다.

현재 쿠팡이츠는 서울 17개구와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내년에는 경기도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거대 자본'과의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딜리버리히어로와 손을 잡은 것이라는 게 우아한형제들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회사를 외국 기업에 매각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쿠팡을 언급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M&A로 전체 지분의 87%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넘겼다. 김봉진 대표 등이 보유한 지분 13%도 추후 딜리버리히어로 지분과 맞교환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측의 표현대로라면 앞으로 배달의민족은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분 100%를 가진 '독일 자본 기업'이 되는 셈이다. 자신들이 비판하던 외국계 기업이 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경쟁사를 '일본계 기업'이라는 프레임으로 저격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아한 형제들은 거대 자본의 공격에 토종 앱이 사라진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이 해외 자본과 M&A를 진행했다"라며 "M&A에 따른 회사의 국적 논란·배달업계 1,2위 업체가 한 식구가 되면서 생기는 시장 독점 논란을 모두 '일본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라는 프레임으로 묻기 위해 쿠팡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 이유 중 하나로 쿠팡을 저격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 이유 중 하나로 쿠팡을 저격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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