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고(故) 상남(上南) 구자경 LG 명예회장은 "사람이 곧 사업"이라는 경영철학을 뒷받침하듯 평생을 두고 인재육성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기업가가 되기 전 교편을 잡았던 이력을 살려 기존 이론교육 중심의 체계를 혁파한 'LG인화원' 설립 등이 대표적이다.
14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명예회장은 '인재는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 가운데서 스스로 성장하며 변신하고 육성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 때문에 구 명예회장은 '완성된 작은 그릇'보다는 '미완의 대기(大器)'에 더 큰 기대를 걸었다.
주요 성과로는 인재 양성기관인 LG인화원 설립이 꼽힌다. 1988년 인화원 건립 당시 구 명예회장은 '기업의 백년대계를 다지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표현으로 그룹 차원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한 바 있다.
LG인화원은 교육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측면을 강화해 실무 실행력 증진에 초점을 맞춰 기존의 이론교육 중심의 체계를 혁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1년 기업 교육과정의 우수 사례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세계 12대 기업 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고인은 부친 연암(蓮庵) 구인회 창업회장이 1969년 설립한 LG연암문화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대학교수 해외연구 지원 사업을 펼쳤다. 재단 이사장 역임 당시 거의 빠짐없이 연암해외연구교수 증서수여식에 참석해 교수들을 일일이 격려했을 만큼 애착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1973년에는 학교법인인 LG연암학원을 세웠다. 낙후된 농촌의 발전을 이끌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1974년 충남 천안에 연암대를 설립했으며 1984년에는 경남 진주에 연암공업대를 세웠다. 두 대학이 소수정예 특성화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설립 초기부터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평범한 자연인으로 지내던 2006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세계 최초로 유비쿼터스 기술을 활용한 음성도서 서비스인 '책 읽어주는 도서관'을 구축하기도 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왼쪽 네 번째)이 연암대에서 학생들과 산책하고 있는 모습. <LG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