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LG` 기틀 마련…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별세

LG그룹 2대 회장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14일 오전 10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구 명예회장은 1970년부터 1995년까지 25년간 그룹을 이끌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최대한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르기로 했다. LG그룹은 "유족들이 온전히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별도의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LG그룹은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장례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다.

1925년생인 구 명예회장은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장남이다. 45세 때인 1970년부터 LG그룹 2대 회장을 지냈다.

고인은 1950년 부친의 부름을 받아 그룹의 모회사인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 이사로 취임하면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고인은 당시 진주사범을 졸업한 뒤 부산 사범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1969년 구인회 창업회장의 별세에 따라 LG그룹 회장을 맡았다. 1987∼1989년 사이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역임했다.

검정 뿔테안경에 경상도 사투리가 트레이드 마크였다. 안정과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스타일로 유명했다.

25년간 LG그룹을 경영하면서 고인은 취임 당시 럭키와 금성사, 호남정유 등 8개사에 연간 매출이 270억원이던 그룹 규모를 물러날 당시 30여개 계열사에 매출액 38조원의 재계 3위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구 명예회장은 70세이던 1995년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그룹을 넘겨줬다.

고인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는 교육 활동과 공익재단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에 관여해 왔다.

구 명예회장은 슬하에 지난해 타계한 구본무 LG 회장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등 6남매를 뒀다. 부인 하정임 여사는 2008년 1월 별세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