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렬해진 전면 디자인 어필 사전계약 사흘만에 1만대 돌풍 초반기세 신형 쏘나타에 판정승 가격 저렴…적기 물량공급 관건
12일 서울시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신형 K5(3세대) 신차발표회에서 박한우(오른쪽 두번째) 기아자동차 사장, 권혁호(오른쪽)부사장, 박병철(왼쪽) 중형PM센터 상무,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이 차량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기아차, 3년만에 신형 출사표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기아자동차 K5가 '형님'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위협하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두 차종은 국내 대표 중형세단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지만, 차체는 물론, 심장 격인 엔진까지 공유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껍데기를 제외하면 쌍둥이 차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시장 성패는 '디자인'에서 갈린다는 의미다. 초반 기세는 K5의 '판정승'이다.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디자인을 앞세워 사전계약 흥행에서 쏘나타를 앞섰다. 차량 시작 가격(터보 기준)도 쏘나타보다 저렴하다. 기세를 몰아 기아차는 공장 가동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하이브리드차를 넘어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모델 다변화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잘 빠졌다'…형님보다 나은 '아우' = 기아차는 12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서 신형 K5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이날 출시된 차량은 지난 2015년 7월 2세대 출시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모델이다. 신규 플랫폼(차체) 적용과 소음·진동 개선,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4개 모델 동시 출시 등이 특징이다. 이는 올해 3월 현대차가 출시한 신형 쏘나타와 판박이다. 당시 쏘나타 역시 차체와 심장을 모두 새롭게 이식해 환골탈태했다.
두 차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역시 외관이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지난 201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적용한 콘셉트카 '르 필 루즈'의 DNA를 이식했다. 르 필 루즈는 주간주행등에서 시작해 보닛을 지나 창문 테두리까지 하나의 선으로 감싸는 크롬 라인을 적용했고 쏘나타 역시도 이 모양을 유지했다.
기아차는 쏘나타를 잡기 위해 기존 디자인 상징인 호랑이 코를 '호랑이 얼굴'로 확대 적용한 K5를 내놓았다.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헤드램프와 경계는 허물어졌지만, 디자인 정체성을 그릴에서 전면부 전체로 확장하며 강렬함을 더했다.
시판에 앞서 흥행을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지는 사전계약에선 K5의 판정승이다. 지난 11월 21일부터 실시한 사전계약에는 사흘 만에 1만대 이상의 수요가 몰렸다. 기아차 모델 중 최단기간 1만대 돌파다.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신형 쏘나타보다도 하루 앞선 것이다.
◇'가격도 쏘나타보다 착하다'…"믿고 주문해도 된다" = 차량 구매에 있어 디자인과 함께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게 '가격'이다. 쏘나타와 K5는 엔진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만큼 구성된 제품군은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1.6T-GDi, 2.0휘발유, 2.0LPi, 2.0하이브리드 등 4종이다.
K5는 쏘나타와 비교해 2.0휘발유와 2.0LPi의 시작가가 높지만, 1.6T-GDi, 2.0하이브리드의 경우 싸다. K가 2.0휘발유보다 1.6T-GDi를 주력 트림으로 보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1.6T-GDi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f·m으로, 2.0모델(최고 출력 160마력, 최대 토크 20㎏f·m)을 앞선다. 이렇게 되면 1.6T-GDi에 '센슈어스'라는 펫네임으로 판매 중 쏘나타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기아차가 현재 기세를 몰아가기 위해서는 적기에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화성공장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상태"라며 "믿고 주문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환경차 모델 추가'에 대해 "내년 1월 중 따로 발표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