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자칫 잘못된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광고 유형이 좀 더 구체적으로 바뀐다. 그간 '소비자 오인성'이나 '공정거래 저해성' 등 요건을 적용해 부당 광고를 제재해오긴 했지만, 세부적인 조문이 없었던 만큼 개정안을 통해 보강한다는 취지다. 이를테면 공기청정기 광고에서 주로 쓰이는 '실험 결과 유해물질 99.9% 제거' 같은 문구도 명확한 제재 대상에 오르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 고시' 개정안을 확정해 12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행 표시광고법 상 부당 광고 행위가 성립하려면 ▲거짓·과장성 등 ▲소비자 오인성 ▲공정거래 저해성 등 세 가지 요건이 맞춰져야 한다. 그러나 앞선 고시에서는 그동안의 심결례, 판례 등으로 쌓인 소비자 오인성과 공정거래 저해성 등 요건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없었다. 연규석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거짓·과장성은 예시를 통해 (기준을) 정해놨지만, 나머지 두 요건은 구체적인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법 집행의 일관성이나 예측 가능성을 높이자는 측면에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정위는 소비자 오인성 요건 판단 기준으로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해당 표시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궁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는 기본 원칙과 세부 요소를 신설했다. 공정거래 저해성에서는 '광고 그 자체로 인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방해해 관련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내용을 새로 만들었다.
공정위는 부당 광고에 해당하는 예시도 들었다. '실험 결과 유해물질 99.9% 제거' 문구는 일상생활에서도 같은 성능을 발휘할지 불분명하고, '휘발유 1ℓ로 OOkm 주행'이라고 광고한 경우도 혼잡한 시내나 고속도로에서의 기준이 나와 있지 않아 부당 광고로 보겠다는 식이다. 얼마 전 LG전자 무선청소기 '코드제로A9'의 2년 전 광고가 '세계 최고 수준의 140 W 흡입력', '모터 회전 속도 11만5000RPM', '항공기 제트엔진보다 16배 빠른 속도' 등 문구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고시 개정으로 표시광고법 자체가 포괄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주관적인 기준이 부당 광고를 제재할 근거가 된 셈이라서다. 실제 개정된 고시에 따르면 '소비자를 오인 시킬 경향과 가능성'만 있어도 제재 대상이 된다. 연규석 과장은 "그동안 운영해 오던 내용을 고시에 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해서 마련한 개정안"이라며 "법 집행 범위가 넓어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