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국내 금융투자업계 수익의 큰 축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싱(PF) 부문의 잠재 성장성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100조원에 달하는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관리에 나서면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업계는 본격적인 리스크 관리 태세에 돌입,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늘어난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리스크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적으로 부동산 투자 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토지와 건물에 대한 정교한 실사 없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깜깜이 투자 부실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건전성 관리 강화안의 핵심은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하고, 증권사 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계산 시 채무보증 반영치를 더 늘리는 게 골자다.규제안은 2년 뒤부터 전면적으로 적용되지만, 현재 채무보증 규모가 자기자본과 비슷한 증권사는 사실상 부동산 PF 신규 투자가 어려워진다.

NCR 하락은 더 큰 문제다. NCR이 하락하게 되면 부동산 투자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등 전 사업에 걸쳐 투자 위축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하이투자증권은 이번 규제안이 전면적으로 적용되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의 구NCR이 150%를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주요 대형사의 건전성 지표가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된다.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부동산 사업 위축이 불가피해지자 각 증권사는 사실상 비상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의 규제안 발표 직후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대책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부담 완화를 위한 건의사항으로는 발전소나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는 부동산 PF 채무보증은 규제에서 제외시키는 방안, 위험도가 다소 적은 매입보증(유동성공여형 채무보증)을 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업계는 이같은 규제 완화안을 금융당국에 전달할 예정인데, 금융당국이 완강하게 나올 경우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관련 부채 수준이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선제적 위험관리 차원으로 해석된다"며 "건전성 관리라는 정책취지에는 공감하나 관련업무의 경착력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선 다소 유연한 방식의 규제 적용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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