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편의점업계에 '월 정액제'를 도입하며 상생형 가맹 시스템을 내세웠던 이마트24가 적자 누적에 결국 가맹비 인상을 검토한다. 2014년 위드미 인수 후 5년간 쌓인 적자가 1600억원을 넘어서면서 월회비 인상을 통해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최근 월 150만원이던 창업지원형 가맹점의 월회비를 160만~170만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회비 인상은 기존 계약 점포가 아닌 신규 점포·재계약 점포를 대상으로 한다.
이마트24는 가맹점 이익의 일부를 로열티로 받는 기존 편의점 방식 대신 고정 월 회비를 받는 방식으로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 매출이 높을수록 가맹점주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월회비 자체도 비슷한 매출을 올리는 경쟁사들의 로열티 대비 낮게 책정돼 있다.
신세계그룹은 위드미 인수 직후부터 로열티 방식의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3무 원칙'을 내세워 가맹점주와 상생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마트24의 누적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드미 인수 첫 해인 2014년 140억원의 적자를 낸 이마트24는 이듬해인 2015년 262억원, 2016년 350억원, 2017년 517억원으로 매년 적자폭이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39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5년간 누적 적자만 1665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마트24가 올해에도 2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재계약·신규 계약에 나서는 점포들의 월회비 인상을 통해 흑자전환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마트24는 기존 상생형1·창업지원형 점포에 지원하던 인센티브도 없애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폭이나마 조건이 악화된다면 '간판 변경'에 따른 득실을 계산하는 가맹점주들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내년은 2015~2017년 출점 경쟁 때 문을 연 편의점들의 재계약 러시가 시작되는 해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계약이 만료되는 점포가 1만여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GS25와 세븐일레븐, CU 등은 최근 들어 수백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책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간판 뺏기'를 준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사가 수익이 나야 가맹점들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월회비 인상을 나쁘게 볼 수만은 없다"면서도 "계약 만료를 앞둔 가맹점주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