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불붙은 서울 신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수도권까지 번졌다. 경기도 광명과 용인 등에서 신축 아파트 전용면적 84㎡가 속속 10억원을 돌파하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2월 준공된 광명역 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올해 7월 8억9000만원에 첫 거래된 뒤 불과 4개월만에 호가가 3억원 이상 껑충 뛰었다. 광명역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광명역 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최근 호가가 12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에 내년 1월 입주하는 태영 데시앙이 양도세 때문에 2년간 매물이 나오기 어려워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 실제 매매 과정에서 가격 할인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가 들어선 광명역은 수도권 서남부 교통망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운행 중인 KTX와 지하철 1호선을 포함해 2025년까지 신안산선·월곶판교선 등 4개 노선이 통과하며 제2경인고속도로, 강남순환도로 등 향후 5개 고속도로도 주변을 지난다. 교통 호재가 잇따르면서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8월 준공된 e편한세상 수지와 올해 6월 준공된 용인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도 전용 84㎡가 10억원을 넘어섰다.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용 84㎡는 지난 7월 8억9700만원에서 현재 매물이 9억원 후반∼10억원 사이이고 초등학교를 낀 초품아 단지인 'e편한세상 수지' 전용 84㎡가 지난 5월 7억원에서 현재 10억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성복역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두 단지 모두 매물이 씨가 말랐다"며 "특히 e편한세상 수지의 경우 교육 수요가 몰리면서 전용 84㎡가 올초보다 2억원 올랐는데 매물 품귀 현상으로 조만간 2억원 더 오르면서 12억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용인 아파트값은 7월 15일 0.02%로 상승 전환한 뒤 2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2일 기준 0.35% 올라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추가 규제 대책을 내놓기 어려워 당분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의 집값 상승세를 진정시키려면 공급 확대 정책을 펼쳐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수십조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현재보다 더 풍부해진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양도세 부담을 현재보다 조금만 낮추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일부 내놓을 것이고 이로 인해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서울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 신축 단지로까지 번졌다. 사진은 광명역호반써밋플레이스 전경.<디지털타임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