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동인구가 앞으로 약 2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급속히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발간한 '세계 무역 보고서(World Trade Report) 2019'에 따르면 2040년 한국의 인구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노동인구는 17%나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 세계 평균(17% 증가)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게다가 주요 국가·지역 가운데 가장 큰 감소율이라고 한다. 이처럼 노동인구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탓에 국내총생산(GDP)은 2040년까지 6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이 또한 전 세계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뜩이나 대내외 경제상황도 안 좋은데 노동인구까지 급감해 나라의 근간을 뒤흔든다고 하니 우울하기만 하다.

가장 큰 원인은 초저출산·고령화에 있을 것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초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진행중이다. 앞으로 30년 뒤에는 연간 출생아 수가 지금의 절반으로 줄고, 50년 뒤에는 생산가능인구 역시 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일하는 인구는 주는데 이들이 부양할 고령인구가 늘어난다면 그 후유증은 불 보듯 뻔하다. 미래세대의 사회적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면 결혼과 출산 기피, 출산율 하락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경제에 활력이 떨어져 성장잠재력이 잠식된다는 점이다. 인구절벽 문제가 이 정도라니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260조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초저출산·고령화 대응에 투입했지만 별 성과를 못내고 있다. 근시안적 정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해진 셈이다. 안일하게 손 놓고 있다가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 잘못하다간 재앙적 국가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중한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인구정책 대수술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재정을 투입해 출산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론 안된다. 일과 육아의 양립 문제, 교육·주거비 압력의 해소,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금개혁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종합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하루속히 이 문제를 다뤄 근본적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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