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기반 프로세서 개발 투자
머신러닝 활용 솔루션도 선보여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엑스포에서 열린 '리인벤트 2019'에서 워너 보겔스 아마존 CTO가 발표를 하고 있다.  AWS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엑스포에서 열린 '리인벤트 2019'에서 워너 보겔스 아마존 CTO가 발표를 하고 있다. AWS 제공


'리인벤트 2019'서 전략 현실화

"모든 혁신은 고객에서 시작됐고 집착이라고 할 정도로 고객에 집중한 결과가 오늘의 아마존을 만들어냈다."

아마존이 '고객'을 부르짖으며 디지털 천하통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컴퓨터 칩, 운영체제, 데이터 플랫폼, SW 생태계를 아우르는 IT산업을 클라우드로 재편하는 동시에 머신러닝·AI(인공지능) 대중화 기치를 내걸고 솔루션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다 클라우드의 지배력을 5G, 엣지, 전통 데이터센터까지 넓히는 '넥스트 클라우드' 전략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비트 시대 이후 열릴 큐비트 시대를 이끌기 위한 양자컴퓨팅 영역에도 발을 담그며 IBM·구글 등 선발주자와의 패권경쟁에 뛰어들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엑스포에서 열린 '리인벤트 2019'에서는 이 같은 전략을 현실화하는 발표가 잇따랐다.

◇"인텔 칩·MS OS·오라클 DB 대신 AWS"=AWS는 2015년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안나푸르나랩스를 인수한 후 인텔 칩을 대체하는 ARM 기반 자체 프로세서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작년 '그래비톤' 프로세서를 내놓고 클라우드에 적용한 데 이어 이번 리인벤트에서 2세대 칩 출시를 예고했다. 앤디 재시 AWS CEO는 "그래비톤은 AWS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곧 출시하는 그래비톤2 기반 서비스는 x86 서비스보다 가격대비 성능이 40% 향상되고 거의 모든 작업을 ARM 기반으로 구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AWS는 그래비톤2을 채택한 IaaS(인프라 서비스)인 EC2 인스턴스(M6g·C6g·R6g)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래비톤2는 7나노미터 기술과 64비트 코어를 채택했다. 이를 적용한 컴퓨팅 서비스는 최대 64개의 가상CPU를 지원한다.

◇"머신러닝 대중화 시대 열 것"=AWS는 일부 숙련된 전문가의 영역이던 머신러닝을 모든 개발자가 쉽게 활용하도록 만들겠다며 새로운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머신러닝 통합 개발환경인 '세이지메이커 스튜디오'가 주목을 받았다. 머신러닝 데이터 준비부터 모델 훈련, 모델 사용한 예측까지 전체 단계를 가이드에 따라 쉽게 수행하게 해 준다. 머신러닝 개발 과정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작업을 자동화해주는 오토머신러닝 솔루션인 '세이지메이커 오토파일럿'도 선보였다. 훈련용 데이터를 보여주면 자동으로 가져가 수십개 모델에 적용해 훈련을 하고, 정확도가 가장 높은 모델을 알려준다.

아마존이 20년간 쌓은 코드리뷰 사례와, 깃허브에 공개된 1만건 이상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경험을 토대로 코드 리뷰를 자동으로 해 주는 '아마존 코드그루'도 발표했다. 시니어 엔지니어급 전문성을 가진 모델이 코드의 비효율적인 부분과 취약점을 알려준다. AWS는 이 솔루션을 통해 수백만명의 개발자가 바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신러닝과 자연어 인식기술을 이용해 기업 내 모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아마존 켄드라', 최신 머신러닝 모델과 훈련 매개변수, 결과 등을 시각화하고 비교할 수 있는 '세이지메이커 익스페리먼츠', 머신러닝 모델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훈련 시간을 단축하는 '세이지메이커 디버거'도 선보였다.

◇제조·공공·금융 시장 공략 박차=AWS는 인터넷·게임·신생기업 등이 주도해온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을 제조·금융·공공 등으로 확장하기 위한 메시지도 내놨다. 성능·보안 우위를 확대하고 SW를 강화하는 동시에 고객사 현장에 설치하는 '아웃포스트'를 통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한다.

아마존의 기술혁신을 지휘하는 워너 보겔스(사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015년 기준 제조현장 설비의 평균 가동연수가 22년에 달할 정도로 노후화돼 통찰력 있는 데이터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18페타바이트의 데이터가 생성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스마트시티와 제조현장에서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이를 클라우드로 연결해 제대로 된 4차 혁명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IoT·로봇 등 최신 기술에 클라우드를 결합해 제조·스마트시티·공공·금융 등 전통 영역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마틴 호프만 폭스바겐 CIO(최고정보책임자)는 행사에 참석해 전세계 122개 공장의 제조설비와 수천개 센서를 AWS 아웃포스트·클라우드와 연결하고 AI·머신러닝·IoT를 적용, 자동화를 넘어 자율운영 공장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협력사뿐 아니라 다른 자동차 제조사까지 연결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공공 시장에도 공을 들인다. 테레사 칼슨 AWS 공공부문 부사장은 특히 아웃포스트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슨 부사장은 "공공사업을 키우기 위해 수년 전부터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아웃포스트를 통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모나코 정부는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을 발표하고, AWS 아웃포스트와 전용회선 연결서비스인 '다이렉트 커넥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AWS 클라우드를 도입해 업무와 시민 서비스 방식을 바꾸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시는 AWS 클라우드와 IoT를 접목해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했다.

재시 CEO는 "스타트업들이 지난 10년간 클라우드를 통해 파괴적 혁신을 하며 기존 산업을 재정의한 데 이어 대기업의 전환이 본격화됐다"면서 "이를 지원하는 데 AWS만큼 역량을 갖춘 곳이 없다. 서비스의 깊이와 세부내용에서 큰 격차를 벌이고 있고, 특히 머신러닝은 수십만개 고객사를 확보해 2위 기업보다 2배가 많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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