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가 8일 발간한 '경제동향 12월호 국내총생산(2015년 불변가격)' 현황을 보면 우리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소득지표인 국내총소득(GDI)이 역대 처음으로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GDI가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전년동기 대비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1년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19년 만에 처음이다.

GDI란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이 100원어치 물건을 팔아 50원의 이익을 남겼다면 GDI가 떨어질 경우 똑같이 100원어치 물건을 팔아도 실질 이익은 50원 아래로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실질 소득 구매력이 떨어지면 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해 1분기 GDI는 434조3000억원으로 전년(436조3000억원)보다 0.5% 하락했고 2분기는 450조2000억원으로 1년 전(452조9000억원)보다 0.6% 감소했다. 3분기엔 448조3000억원으로 2018년 3분기(451조4000억원)보다 0.7% 줄었다. GDI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마이너스 폭도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직전 GDI가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8년 4분기(-4.6%), 2009년 1분기(-2.5%)였다. 당시엔 글로벌 금융위기로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악화 돼 GDI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 지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GDI를 연도별로 보면 2015년 6.5%를 기록했고 2016년에도 4.4%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해왔다. 그러다 2017년 3.3%로 줄더니 작년엔 1.4%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처럼 올해 GDI가 연속적으로 하락한 것은 반도체 등 수출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기업들이 수출한 물량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제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실질 소득이 줄어든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기준 반도체 가격은 전년대비 34% 하락했고 석유제품과 화공품도 각각 20.7%, 13.6% 내렸다. 철강은 12.8% 하락했다. 이에 따라 10월 경상수지 흑자는 1년 전(94억7000만달러)보다 16억5000만달러(17.4%) 줄어든 78억3000만달러(약 9조3411억원)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이 하향조정된 것도 GDI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GDI는 국민총생산(GDP)+교역조건변화를 반영한 실질무역 손익이다. 즉 경제성장률과 국내 총 수출품목을 합산해 계산한 것으로 성장률이 하락하면 GDI도 같이 하락한다.

정규철 KDI 연구 위원(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수출 품목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져 GDI 지표도 계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는 것 같다"면서 "당장 수출 가격 하락은 국제적인 요인으로 우리(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지만 성장률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재정확대정책과 통화완화 정책, 중장기적으로 혁신성장 정책을 실효성 있게 펼쳐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GDI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에 대해 정부가 특히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KDI 내부에서도) 이 지표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성승제기자 bank@dt.co.kr
출처=한국개발연구원(KDI)
출처=한국개발연구원(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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