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 기간 미국에 대해 '일방주의' 횡포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한국에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관련 보복 해제를 시사했다.

홍콩 사태와 무역협상 등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아태전략 핵심축인 한·미동맹의 균열을 노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지난 4∼5일 방한 기간에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한국 주요 인사들과 만나면서 대놓고 미국을 겨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한·중 외교장관 회의가 주목적인 데도 미국에 대한 비판 카드를 서울 한복판에서 꺼내든 것은 한미 동맹의 빈틈을 노리고, 한국에 미국보다는 중국에 다가서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전날 보아오(博鰲) 포럼 이사장인 반기문 전 사무총장을 만나 미국을 겨냥해 "현재 국제 교류는 초강대국이 자신의 국제 의무 이행을 저버린 채 일방적인 횡포를 일삼아 전 세계의 골칫거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상황 속에 책임 있는 모든 국가가 손을 잡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지키며 국제 관계 기본 준칙을 견지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수성 전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우호 오찬에서도 "냉전 사고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며 패권 행위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면서 "중화민족 부흥은 역사적 필연으로 누구도 막을 수 없으며 중국 발전의 길은 갈수록 넓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가운데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관변 학자들을 동원해 왕이 국무위원의 방한이 한·중 양국 간 교류를 한단계 끌어올리고 사드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한편 왕이 국무위원이 이번에 급히 한국을 찾은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약속이 무산됨에 따라 이에 실망한 한국을 달래면서 중국 쪽으로 끌어당기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예방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예방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예방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가운데는 추궈훙 주한중국대사.  <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예방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가운데는 추궈훙 주한중국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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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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