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런스 J. 세즈노스키 지음 / 안진환 옮김 / 권정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펴냄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AI)에 대해 갖고 있는 결정적 오해 중 하나가 인공지능이 논리에 의해 발전한다는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AI가 로직을 이용해 똑똑해지지만 그보다는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 즉 수많은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진화한다. AI 개발 초기 많은 연구자들은 로직을 통해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게 다가 아니라는 점을 발견한다.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세즈노스키 교수다.
AI의 급성장은 수많은 데이터를 해석하고 응용하게 됨으로써 가능해졌다. 핵심적 역할을 한 것이 머신러닝과 딥러닝이다. 딥러닝이란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함으로써 새롭게 학습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세즈노스키 교수는 "데이터를 가공해 정보로 만들어내는 정제소 역할을 하는 것이 머신러닝(딥러닝)"이라고 정의한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내도 머신러닝(딥러닝) 과정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머신러닝과 딥러닝 없이는 수많은 데이터도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 역으로 머신러닝과 딥러닝은 일정량의 데이터 양이 전제돼야 한다. 가령, 의료 진단에서 AI는 수백만 명의 기록을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놀라운 진단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사보고에 따르면, AI와 의사가 협업해 진단한 정확도가 99.5%에 이른다고 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힘을 합쳤을 때 더 나은 수행력이 나온 이유는 전문의와 딥러닝 네트워크가 동일한 자료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는 곧 인간과 기계가 경쟁하기보다는 공조하는 미래가 열릴 것이며 보다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저자는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공지능 분야 최고의 학회 중 하나인 NEURIPS의 의장을 맡고 있다. 작년 한국에서 열린 한 인공지능 국제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딥러닝 혁명'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적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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