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교체되고 사회도 진화하는데 왜 정치권만 진화 물결 거부하나"
"청년이 자랑스러워하는 더 큰 대한민국 위해 큰 그릇 만드는 용기 필요"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한다고 4일 밝혔다. 김 의원은 물러나면서 "지금의 한국당은 너무나 작은 그릇"이라며 범보수의 통합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가 몸담았던 정당의 대통령 두 분이 모두 법정에 섰다. 저는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과 정치를 해오는 과정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은 정치인"이라며 "저도 정치적·역사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렇게 책임을 지는 일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그동안 왜 그리 번민이 있었는지 제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지금 한국당의 모습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온전히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나라가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이때에 우리 내부에서 혁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제지당하거나 막혀서는 안된다"며 "국민과 하나 되고 소통하지 못하면 포퓰리즘과 선동,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저들을 막아낼 수가 없다"고 했다.

이날 불출마 선언을 한 김 의원은 1967년생으로, 접경지역인 경기도 포천·가평군에서 3선을 한 젊은 중진 정치인이다. 2008년 보수정권이 들어선 시기에 새누리당에서 대변인과 수석대변인을 맡으면서 승승장구했으나 지난 2017년 1월에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그는 바른정당에 입당해 최고위원을 지내다가 같은해 11월 복당하면서 한국당에서는 '복당파'로 분류됐다.

때문에 김 의원은 자신의 불출마 선언이 '내부총질'로 비춰지는 것을 염려한 듯, 새로운 정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주겠다는 의미라고 못박았다. 김 의원은 "새 술과 새 부대를 위해 저의 자리를 비우겠다. 어떠한 당직이나 원내 선출직에 출마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고, 최근 강력한 대여투쟁을 하고 있는 한국당 지도부의 행보도 비판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한국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다. 당 대표는 추운 겨울에 노천에서 몸을 던져 단식까지 했다"며 "정당 역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평했다. 원내에서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를 불사한다는 결기도 높이 샀다.

그러나 그는 "산업도 교체되고, 사회도 진화하는데, 왜 정치권만 구태의 늪에 빠진 채 진화의 물결을 거부하는 것이냐"며 "우리끼리는 단단할지 모르나 국민의 마음을 온전히 담기에는 너무나 작고 부족하다. 청년이 자랑스러워하는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스스로를 깨부수고 큰 그릇을 만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정치는 특정 이념, 정파, 특권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사실상 보수대통합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제왕적 대통령제도 문을 닫아야 한다. 정당도 자당의 의석수를 몇 석 더 얻어보겠다고 선거제도를 이리 고치고 저리 고치는 꼼수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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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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