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만회 위해 무리한 中마케팅
매출 절반 판관비로 쏟아부어
수익 악화하자 "비용축소" 뒷북
"과거 수준 회복하기 어려울 듯"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과도한 마케팅 투자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확대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최근 들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지만, 올해도 영업이익률은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은 65.5%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6.9%)보다 규모를 소폭 축소했으나, 경쟁사 LG생활건강(45.7%)과 비교해 무려 20%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2016년 이후부터 영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의 과도한 판관비는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률은 △2015년 16.2% △2017년 15.0% △2017년 11.6% △2018년 9.1% △올해 3분기 7.7%를 기록하며 꾸준히 낮아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이후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서 채널·마케팅 투자를 확대했다. 특히 매년 바닥으로 추락하는 '이니스프리'에 마케팅 비용 지출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이니스프리는 현지에서 대규모 판관비를 집행하면서 3-4선 도시 매장 출점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2015년까지만 해도 2조8243억원에 불과하던 판관비 규모는 지난해 3조3610억원까지 늘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올해 판관비 추정치는 전년 대비 7.5% 늘어난 3조6118억원으로,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판관비 비중도 2015년 59.3%에서 지난해 63.7%까지 올랐고, 올해는 64.6%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전략을 급하게 수정했다.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자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제품가짓수(SKU) 효율화를 통해 과도하게 지출한 마케팅 비용부터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들어 30여개 브랜드에 걸쳐 부진했던 SKU를 줄였다. 이 밖에도 온라인채널 위주의 마케팅을 실시해 이니스프리의 역성장세를 만회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같은 아모레퍼시픽의 의지는 전날 실시한 정기 인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올해 인사는 10여명 승진에 그쳤다. LG생활건강이 30대 여성 임원 2명을 신규 발탁하는 등 파격 인사에 나선 것과 상반된 행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해 대대적인 인사가 이뤄진 가운데 올해는 대규모 개편은 없었다"며 "내년은 내실 다지기와 조직 안정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과거 수준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추정 영업이익률은 8.1%로 전년 대비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영업이익률 추정치는 9.4%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나, 과거 16%대를 기록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로드숍 브랜드들이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다. 올해 3분기 이니스프리는 매출은 10% 감소한 1301억원을, 영업이익은 46% 감소한 7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에뛰드 역시 79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를 지속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럭셔리와 온라인 중심의 고성장에도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매출 감소가 3분기 대비 4분기 심화하고 홍콩 부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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