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룰 완화·사외이사 요건강화
과도한 경영개입 우려 한목소리
"기금운용 독립성·전문성 급선무
국민연금 본연 역할에 충실해야"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과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경연 제공>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과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경연 제공>


경총 등 5개 경제단체 '정책 세미나'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시행령을 고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등기이사를 자르자는 거냐. 공산주의인가(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국민연금이 정부로부터 독립이 안돼 있어 기업을 정부 의도대로 끌고 갈 수 밖에 없다(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

5%룰 완화·사외이사 요건 강화' 등을 통한 정부의 실질적 경영 개입 정책에 대해 재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도 "기본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는 3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 정책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기업의 경영과 지배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시행령으로 개정하는 것은 법체계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5%룰은 투자자가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고, 이후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는 경우 5일 이내에 보유목적과 변동사항을 상세히 보고하고 공시토록 한 규정이다. 경영계는 정부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5% 이상 지분 보유에 따른 보고 의무 등을 완화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기업경영에 참여하는 길을 터주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최 명예교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상법 시행령의 개정안들은 모두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시행령들은 삼권분립의 헌법 정신에 어긋나고 국가 법체계를 뒤흔드는 발상"이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토론 패널인 육태우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권리남용을 통해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까지 보고의무를 완화해 주는 것은 투자자 보호와 경영권 경쟁의 공정성 확보라는 5%룰의 입법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욱 경총 사회정책본부장은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재무적 투자자로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기업경영 개입을 줄이는 동시에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모든 기업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지배구조가 있을 수 없는데도 시행령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가 설정한 이상적인 지배구조를 기업에 강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크다"며 "외국과 달리 포이즌필, 차등의결권, 황금주 등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책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와 경영권을 보호하고, 악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식대량보유공시제도의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환익 실장은 "불필요한 규제 남발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에 쓸 자금을 경영권 방어에 낭비하게 만든다"며 "이런 제도적 환경이 기업가 정신을 크게 훼손하고 투자 의지도 꺾어, 결국 국내에 만들어질 일자리를 해외에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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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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