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정부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기업 경영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재계 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기본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경제단체들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콘퍼런스센터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5개 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자본시장법·상법 시행령 개정안은 국민의 기본권과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사외이사 재직기간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공공성이 중요한 금융회사에 적용한 내용을 경영 자율성이 핵심인 상장회사에 과잉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먼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상위법인 자본시장법의 위임 범위를 위반해 하위법인 시행령이 오히려 더 강하게 경영권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배당정책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보편적인 지배구조' 개선 노력의 하나로 회사 정관을 개정하는 경우를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에서 제외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정안은 기존에 경영개입 행위로 간주 됐던 이사 직무정지ㆍ해임요구, 사전에 공개한 원칙에 따른 투자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 추진, 배당 관련 활동 등을 허용해 5% 룰을 완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본과 미국 모두 배당 정책 활동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로 포함하고 있다.

최 교수는 또 상법 시행령이 사외이사 재직기간을 제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공공성이 가장 중요한 금융회사에게 적용된 내용을 경영 자율성이 핵심인 상장회사들에게 과잉 적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사외이사와 경영진의 유착을 막기 위해 사외이사 임기를 최장 6년으로, 또 계열사를 바꿔 사외이사를 맡아도 최장 9년으로 각각 제한하고 주총 소집 통지 때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를 함께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의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육태우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같은 주장을 내놨다. 육 교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까지 보고의무를 완화해 주는 것은 투자자 보호와 경영권 경쟁의 공정성 확보라는 5% 룰의 입법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환익 혁신성장실장(한국경제연구원)은 "불필요한 규제 남발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에 쓸 자금을 경영권 방어에 낭비하게 만든다"며 "이런 제도적 환경이 기업가 정신을 크게 훼손하고 투자 의지도 꺾어, 결국 국내에 만들어질 일자리를 해외에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과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경연 제공>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과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한 기업경영 간섭, 이대로 좋은가'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경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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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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