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3일 오후 4시경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반겼다. 이날 만 59세 생일을 맞은 최 회장 '기업, 시민이 되다'를 주제로 열린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 행사를 찾아 '사회적 가치와 기업시민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그간 SK그룹 내 행사와 각종 경제 단체에서 강연한 적이 있지만, 외부 특정 기업에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로 대표되는 포스코에 반도체로 유명한 SK 오너가 연사로 나선 데는 평소 최정우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기업의 지속가능을 위해 강조하는 '기업시민'과 '사회적 가치'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의 기업시민과 SK의 사회적가치가 서로 뜻하는 바가 맞아 오늘의 자리가 성사됐다"며 "포스코와 SK 두 기업의 노력이 합해지고 협력한다면 기업시민이 기업 차원을 넘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혁신운동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은 기업의 '생존문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구글이 올해 5월 연례행사로 진행한 콘퍼런스를 예로 들며 "처음부터 끝까지 슬로건과 함께 장애인 접근성만 얘기 딱 한 가지만 했다"며 "이걸 하지 않으면 돈을 못 번다. '원래 벌던 대로 벌 거야'는 이제 통하지 않는 세계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고객이)다른 가치도 다 원하는 데 딜리버리할 게 제품 하나밖에 없으면 스토리가 없다면 '이제 사세요' 하는 것은 안 먹힌다"고 덧붙였다.
이런 시대적 변화를 두고 최태원 회장은 △디지털 기술 △공유인프라 △사회적가치 측정 등 SK그룹의 생존전략을 공유했다. 그는 "사회문제 해결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쓴다"며 "시장은 사라졌고 고객만 남았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기업은 상법에서 얘기하는 대기업으로, 큰 데이터를 만질 수 없다면 작은 것"이라며 "이름에 대자가 들어갔다고 큰 것은 아니다. 제 이름에도 '태(太)'자가 들어갔지만, 무조건 크지 않다"고 했다. 이어 "자산을 쉐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그게 더 효과적이고 좋은 사회가 될 거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이 개발한 사회적 가치 측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측정이 되어야 관리가 되고 목표로 삼을 수 있다"면서도 "힘든 게 스탠다드가 없다"고 했다. 이어 "경제적 가치도 처음 할 때 스탠다드가 없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재는 것을 공부하다 보니 생겼다"고 말했다. 이렇게 산출한 SK그룹의 경제 간접 기여성과는 약 18조원, 비즈니스 성과는 약 2조원 적자로 추산됐다. 강연 말미 최 회장은 "지금 늦지 않았다"며 "(포스코의)기업, 시민이 되다. 초이스는 아주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강연 이후에는 포스코 직원들이 최 회장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시간도 주어졌다. 최 회장은 그와 SK의 최종 목표에 대해 "구성원들이 행복한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며 "밖에서는 사회적 가치, 안에서는 저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행복이라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남의 행복을 뺏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정우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주요 내외빈과 포스코센터 경관조명 점등식에도 참석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포스코'의 의미와 실천 의지를 담은 조형물과 트리를 함께 점등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최태원 SK회장(오른쪽)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 행사장을 찾아 최정우 포스코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