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성장동력 육성 두 토끼
30대 여성 임원 3명 등용 '파격'
2년 연속 승진자 중 60% 이공계
AI 등 미래 먹거리 경쟁력 확보

구광모 LG그룹 회장.  <LG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 <LG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젊은 인재를 발탁해 미래 준비를 가속화하겠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이 28일 단행한 취임 후 두번째 인사에서 '쇄신'과 '혁신'에 한층 속도를 더했다.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동력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대대적인 세대교체 카드를 꺼낸 것이다.

구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LG전자를 이끌어온 '가전신화' 조성진 부회장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정기인사에 앞선 9월에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먼저 물러났다.

지난해에는 지주회사인 ㈜LG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 주력 계열사들의 대표이사 부회장이 모두 유임했었다. 당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이 서로 맞바뀌고,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이 LG화학 부회장으로 영입하는 선에서만 변화를 줬다.

그러나 올해는 조성진(63) 부회장과 한상범(64) 부회장을 비롯해 LG전자 최상규(63) 한국영업본부장 사장, 정도현(62) 최고재무책임자,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 손옥동(61) 사장, LG하우시스 민경집(61) 대표이사 등 여럿이 동시에 물러나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붙였다.

이들은 회사 미래 준비 가속화와 세대교체를 위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모멘텀을 찾겠다는 구 회장의 강한 의지도 엿보인다.

그 자리는 50대 이하 젊은 인재들이 채웠다. 신규 임원으로 선임된 106명 중 45세 이하가 21명을 차지했고, 특히 30대 여성 임원이 3명이나 배출됐다.

34세(1985년생) 여성 직원이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 임원에 오르는 첫 기록도 이번 인사에서 나왔다. 그룹 내 여성 임원이 37명까지 증가했다. '젊은 총수' 구 회장(41)이 사회적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LG는 이번 연말 인사와는 별도로 외부인재 영입에도 속도를 더했다. 올해는 LG생활건강 에이본(AVON) 법인장(부사장)으로 한국코카콜라 이창엽 대표를, LG CNS 커스터머 데이터 앤 애널리틱스 사업부장(부사장)으로 한국 델 이엠씨 컨설팅서비스 김은생 총괄을 영입하는 등 총 14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지난해의 경우 3M 출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비롯해 총 13명의 외부 인재를 데려온 바 있다.

2년 연속 전체 승진자의 60%가 이공계라는 점도 눈에 띈다. 우수한 인력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 먹거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G는 이와 함께 LG전자와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연구조직을 사업부에 대거 전진 배치해 실용성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CSO(최고전략책임, Chief Strategy Office) 부문을 신설했다. CSO부문은 신사업 추진과 전략 기능을 통합해 전사 미래준비와 디지털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CSO부문은 북미지역대표를 역임한 조주완 부사장이 맡는다.

또 최고기술책임(CTO)부문은 미래핵심기술과 공통기반기술에 집중하기 위해 '미래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산하에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선행연구소, SW사업화PMO를 둔다. 미래기술센터장은 CTO 박일평 사장이 겸임한다.

LG전자는 5개 사업본부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사업본부와 밀접한 선행 연구·개발(R&D), 생산, 구매, 디자인, 경영지원 등의 기능을 사업본부로 넘겨 사업본부 단위의 독자적 의사결정 권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HE사업본부는 TV사업운영센터장을 역임한 박형세 부사장이 맡는다. LG전자는 TV사업운영센터를 폐지하고 TV해외영업그룹을 신설해 정체된 TV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또 미래사업과 관련한 콘텐츠·서비스, 홈뷰티는 조직을 확대한다.

B2B 영역의 경우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관련 사업조직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HE사업본부 산하의 IT사업부와 소재·생산기술원 산하의 CEM사업부, 솔라연구소 등을 BS사업본부로 넘긴다.

LG화학의 경우 원재료 구매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전지사업본부 CPO(Chief Production & Procurement Officer) 조직을 신설해 배터리연구소장 김명환 사장을 선임했다.

LG 관계자는 "성과와 역량에 기반한 인사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해 나가는 한편,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등 사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준비를 위해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해 고객가치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실용적인 인사"라고 평가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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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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