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도 친환경차·북미 시장서 선전 석유화학은 올해 수준, DP·스마트폰 등은 고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올해 들어 매달 감소세를 이어가는 한국 수출이 내년에는 다시 3.3%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과 세계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 등이 주 요인이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과 세계 보호무역 기조 지속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의 경쟁 심화 등으로 큰 폭의 반등을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8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수출입 평가 및 2020년 전망'을 발표하고, 내년 수출이 1년 만에 반등해 3.3%의 증가율을 바탕으로 561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수출은 전년보다 10.2% 감소한 5430억 달러로 추정된다. 내년 수입은 올해보다 3.2% 늘어난 5220억 달러로 예상돼 수출입 금액을 합친 무역액은 4년 연속 1조 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김영주 무역협회장은 "(홍콩 사태 장기화로)대 홍콩 수출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그래도 올해 수출이 많이 줄어든 만큼 내년에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전세계가 자국우선주의로 통상마찰이 심해지고 있는데 내년에는 협회 차원에서 '통상지원센터'(가칭)을 가동해 (한국 수출기업들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메모리 재고 정상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구매 재개, 5세대(5G) 이동통신 도입 확대에 따른 스마트폰 메모리 고용량화 등 수요 확대로 단가가 회복돼 올해보다 수출이 1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부품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중심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선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의 경우 물량은 늘지만, 국제 유가가 올해보다 소폭 하락하면서 수출액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국내 생산설비 증가와 글로벌 수요 증가에도 액정표시장치(LCD) 단가 하락과 생산량 감소로 올해보다 8.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무선통신기기는 해외생산 확대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철강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수입규제와 인도·중국 제품과의 경쟁 심화가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올해 수출에 대해서는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중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의 수출이 감소했다"며 "한국은 반도체, 석유 관련 제품 등 가격 민감 품목의 비중이 높아 글로벌 교역단가 하락의 영향을 다른 나라들보다 크게 받았고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도 높아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에 직접적으로 노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의 수출 부진이 경쟁력보다는 단가 하락에 의한 것인 만큼 향후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빠른 수출 회복을 기대할 만하다"며 "신남방 및 신북방 시장으로의 수출시장 다변화, 미래 신산업 품목 수출 호조, 미국과 EU 시장에서의 선전, 중소기업 수출비중 확대 등 내용 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신승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은 "내년 우리 수출은 증가세로 전환하겠지만 세계 보호무역 기조 지속,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 등 불안요인도 적지 않다"며 "환율과 금리 변동 확대 등 단기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면서 소재부품산업 고부가가치화,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한 통상 리스크 대응, 소비재 및 신산업 수출 강화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28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 날' 기념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무역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