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중국 중고차와 해운사업 관련 합자사 2개를 동시에 설립하고 현지 사업 확대에 고삐를 죈다. 중국시장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현대차그룹 주축인 현대·기아차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현대글로비스뿐만 아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도 '중심(中心) 잡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더는 현대차에만 기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中 몸집 키우는 현대글로비스…물류에 중고차까지 = 현대글로비스는 28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판매·물류 그룹인 '창지우'와 현지 중고차 유통과 완성차 해운사업을 위한 2개 합자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으로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베이징창지우글로비스자동차서비스'와 해운시장 확대를 위한 '상하이창지우글로비스해운(가칭)'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합자회사는 현대글로비스의 중국 현지 법인인 베이징글로비스와 창지우그룹 자회사인 창지우 기차, 창지우 물류가 각각 출자해 세우는 구도다.
앞서 현대글로비스와 창지우그룹은 중국에서 다양한 사업 진행을 위해 올해 5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합자회사 설립은 당시 MOU에 따라 처음 추진된 것으로, 양사 협력의 기틀이 다져진 것이라고 현대글로비스 측은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와 창지우그룹은 중고차부문에서 우선 내년 시범사업을 하고 본격 시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 중고차 시장은 매년 15%가량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3년 신차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의 경우 내년부터 중국~한국~홍콩~필리핀을 오가는 동아시아 노선 출항을 시작으로, 태국~인도네시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 신규 대형 화주사 물량을 수주해 중국발 자동차 운반선(PCTC) 포워딩 사업으로 영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물류기업으로 중국 시장 개척을 통한 현지 사업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세계 기업과 지속해서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현대위아, '중심(中心) 잡기' 나선 현대차 계열사 = 중국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현대글로비스뿐만이 아니다. 대표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역시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수입박람회'에 처음 참가해 조직 신설과 현지 조달 체계 구축 등의 내용을 담은 '2020년 5대 중국 현지 특화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핵심기술 현지개발 체계 구축 △원가경쟁력 강화 △현지 조달 체계 구축 △영업전략 세분화 △기술홍보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본사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고 현지 기능을 강화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모비스의 중국 현지 수주 금액은 지난 2015년 1억50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작년 7억3000만 달러를 넘어서며 4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8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핵심부품 수주 목표액이 올해 21억 달러 규모임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위아 역시 중국 현지에서 수요가 높은 공작기계를 직접 만들어 공급 가격을 최적화하는 등 맞춤형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4월 중국 북경 국제전시센터(CIEC)에서 개최한 국제 공작기계전시회인 'CIMT 2019'에서 KF5608 등 8대의 공작기계를 선보였다. 당시 현대위아는 전시회 슬로건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현지화'를 내세웠다. 출품 전시 기종 8대는 모두 중국 수요가 높은 '중국 맞춤형' 모델이다. 중국에서 수요가 높은 모델을 현지에서 직접 만드는 방식으로 공급 가격을 최적화하고 사후서비스(AS)로 서비스 품질도 높여 궁극적으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2016년 중국에서 179만대가 넘는 차를 판매했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벌어진 2017년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급감해 올해 판매량은 100만대 전후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김양혁기자 mj@dt.co.kr
현대글로비스는 28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판매·물류 그룹인 '창지우'와 현지 중고차 유통과 완성차 해운사업을 위한 2개 합자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오른쪽)와 보스지우 창지우그룹 회장이 체결식 이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글로비스 제공>